미드보며 독학으로 필로폰 제조법 터득해 시중에 유통

미국 드라마에 나오는 마약 제조법을 따라 필로폰을 만들어 유통한 일당이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로 김모(30) 쌍둥이 형제와 제조책 박모(33)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판매책 이모(41)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필로폰 100ｇ(3억 3천만원 상당)을 만들어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3만여 명이 흡입할 수 있는 양이다.

김씨 형제는 초등학교 선배인 박씨에 “필로폰을 만들어 팔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권유했다. 박씨는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와 미국 인터넷 사이트 등을 보고 필로폰 제조법을 터득해 10회에 걸쳐 필로폰 100ｇ을 만들었다. 제조에 필요한 재료와 기구는 서울 시내에서 구입했다.

‘브레이킹 배드’는 가족을 위해 마약을 만드는 한 화학 선생님의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해 시즌 5까지 제작될 정도로 미국은 물론 국내 ‘미드’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박씨는 제조한 필로폰 중 50ｇ은 김씨 형제에 건네 일반인들을 상대로 판매하거나 형제가 투약하도록 했다. 작년 11월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합성 마약 100ｇ도 몰래 들여와 일부를 건넴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가 만든 필로폰 중 30ｇ은 판매책 이씨를 통해 유통됐다.

경찰은 필로폰을 직접 만드는 사람이 있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지난달 28일 범행에 사용된 아파트를 급습했다. 경찰은 “주거 지역인 아파트에서 미드를 보고 독학으로 필로폰을 만든 사례는 이례적”이라며 “이들로부터 필로폰을 구입한 사람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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