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사건 증거 조작 파문] 협력자 김씨는 왜 등 돌렸나… 반박논리 궁색, 국정원에 서운함 작용
검찰이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과 관련, 국가정보원을 상대로 공식 수사에 돌입한 것은 국정원 협조자 김모(61)씨의 진술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김씨는 당초 자신이 구한 중국 공문서의 위조 논란이 불거졌을 때 국정원에 “진본임을 입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도 이를 믿고 김씨를 검찰에 보냈다. 김씨가 지난 5일 남긴 유서에 ‘내가 국정원에서 진술한 내용을 보고…’라고 언급한 점을 보면 국정원이 검찰 조사에 앞서 김씨에 대한 ‘사전검증’까지 거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김씨는 지난달 28일부터 세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끝에 “문서를 위조해 국정원 직원에게 건넸다”고 시인했다. 국정원으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전개다. 국정원 관계자는 9일 “우리는 지금 ‘멘붕(멘탈 붕괴)’ 상태”라고 전했다.
김씨는 그간 국정원으로부터 활동비를 지급받고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협조자 역할을 했고, 자신의 별도 사업체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왜 김씨는 국정원을 ‘국조원(국가조작원)’이라 지칭까지 하며 등을 돌리게 됐을까.
우선 검찰이 김씨 진술의 모순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자 어쩔 수 없이 진술을 바꿨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검찰은 김씨가 중국 싼허변방검사참에서 구했다는 공문서와 변호인이 같은 기관에서 발급받은 문서의 관인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한 뒤에 김씨를 소환했다. 김씨가 예상했던 것보다 검찰이 많은 자료를 제시하자 준비해둔 논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김씨는 또 검찰 조사를 받으며 국정원에 원망과 서운함을 많이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 수년간 외부 협조자로 일해 온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고 검찰에 출두하게 한 점이나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타국에서 형사처벌될 수 있다는 위기감 등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검찰은 김씨가 세 차례 조사받는 기간에도 외부에서 국정원 직원들과 계속 접촉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의 진술 내용에 대해 국정원 측이 강하게 질책했고, 이 점이 오히려 반발로 이어졌을 수 있다. 검찰은 김씨가 지난달 말 입국한 이후 접촉했던 인물과 동선 등을 추적하고 있다.
지호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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