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AI 감염 파장] 살처분 피해 80% 보상… 사육농민들 ‘울상’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으로 살처분되는 가축이 늘어 사육농가들의 애가 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보상액이 많지 않아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0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고병원성 AI로 최종 확진되면 피해 농가는 오리나 알 모두 시중가의 80% 수준에서 보상받게 된다.

전북도는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AI 발병농가와 의심농가, 인근 농가 등 모두 13개 농가의 오리 와 닭 13만800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또 오리 알 196만개도 함께 매몰 처분했다. 모두 반경 500m 안에 있는 농가들이었다.

살처분된 농가들은 모두 시중 판매가의 80% 수준에서 보상받게 된다. 피해 농가는 정부의 긴급자금이 내려오는 대로 전체 보상금의 절반을 우선 지급받는다. 보상금액은 중앙과 지방정부가 8대 2로 분담한다.

전북도는 이날 정부에 보상금 선지급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예방적 살처분 대상에 포함된 농가 중 뒤에 AI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시중가 100%로 보상을 해 준다. 그러나 농민들은 “자식 같은 가축을 잃고 삶의 터전까지 쑥대밭이 될 상황인데, 이 정도의 보상액으로 뻥 뚫린 가슴을 메울 수 있겠느냐”고 말하고 있다.

한편 전국적으로 최근 10년 새 4차례 발생한 고병원성 AI로 인한 피해액은 6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소비감소 등 유·무형의 피해와 수출까지 합치면 실제 피해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003년 12월 10일 처음 발생한 고병원성 AI 살처분 보상금은 1531억원에 달했다. 당시 592농가 528만5000마리가 살처분됐다. 2008년 봄 때는 피해가 가장 컸다. 19개 시·군·구가 피해를 당했으며 1500농가 1020만4000마리가 매몰됐다. 보상액은 3070억원이나 됐다. 네 번째 AI는 2010년 12월 발생해 139일간 계속됐다. 25개 시·군에서 647만7000마리(286가구)가 살처분되고 822억원(보상금)의 피해가 발생했다.

전북에선 이 기간 세 차례에 걸쳐 22곳에서 AI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농가들은 닭과 오리를 엉겁결에 땅에 묻었지만 모두 1188억원의 보상금에 만족해야 했다.

고창=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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