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국정원 개혁특위… 여야, 첫 회의부터 ‘공개’ 기싸움… ‘3주간 입법전쟁’

국가정보원 개혁특위가 9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3주간의 입법 전쟁에 돌입했다.

개혁특위는 10일 남재준 국정원장으로부터 ‘국정원 자체개혁안’을 보고받고, 이를 토대로 제도개선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자체개혁안에는 국정원 직원의 정치관여에 대한 처벌 강화, 국회의 예산 통제범위 확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에 정통한 여권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원의 정치관여 금지 규정은 이미 국정원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운영상 부족한 부분을 내부 규정으로 보완하고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회가 국정원 예산을 어디까지 통제하는지, 공작비를 어느 선까지 공개할 것인지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원법은 국정원 직원의 정치관여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했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위 안팎에선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지난 9월 발의한 국정원법 개정안(정치관여죄 형량을 10년 이하 징역으로 상향 조정)을 감안해 ‘7년 이하의 징역과 7년 이하의 자격정지’로 절충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국정원 예산의 경우 현재 국가정보원비와 정보비로 나눠 총액을 보고하는데 이를 좀 더 세분화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직원의 국가기관 출입 등을 통한 정보 수집 활동은 담당관제 및 상시출입처 형식을 없애는 방향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특위 관계자는 “국민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국회 같은 곳을 국정원 직원이라고 금지하면 평등권 위반으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회의에서 여야는 회의 공개 여부와 의제 범위, 국정원 자체개혁안 사전 보고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개혁특위 여당 간사인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여야가 연내 합의하기로 했던 사안이 주요 쟁점”이라며 “그 외의 이야기를 하는 건 시간낭비”라고 잘라 말했다. 정세균 특위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야말로 꼭 개혁 성과를 내야 한다”며 “특례조항은 다 폐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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