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EU ‘우크라이나 쟁탈전’
우크라이나를 자국 경제권에 끌어들이기 위해 벌어지는 유럽과 러시아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러시아의 압박에 유럽으로부터 등을 돌려버린 우크라이나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26일(현지시간) “브뤼셀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친구들이 (러시아에 대해) 성난 언사를 멈추기를 요청한다”며 직접 공세를 폈다.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수도 브뤼셀은 EU 사무국을 지칭한다.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넣어 EU와의 협력 협정 체결을 막았다며 비난해 왔다.
푸틴은 “EU와 우크라이나 간 자유무역협정(FTA)은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EU가 러시아 경제 전반을 옥죄어 오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문제로 EU와의 관계가 나빠지는 데 대해서는 “그들(EU)이 우리를 좋아하게 만들려고 러시아 경제가 죄다 질식해야만 하느냐”고 따졌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21일 FTA를 비롯해 EU와의 모든 협정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수입 금지, 세관검사 강화 등의 방법으로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넣었다는 사실은 곧 드러났다. 옛 소련의 영향력 회복을 노리는 러시아는 EU에 맞서 유라시아경제연합을 창설할 계획이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가 협정 체결을 보류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협정 기회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비전 담화에서 EU가 제시한 협정 조건이 자국 이익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EU가 6억 유로 상당의 재정지원 방안을 제시하면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국제통화기금(IMF) 프로그램에 동의하도록 했다면서 이 조건을 ‘굴욕적’이라고 비판했다. 야누코비치는 “조건이 우리 이익에 부합해야 협정에 서명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사흘째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서부 도시 리비프에서만 2만명 이상이 집결해 정부 결정에 항의하며 협정 체결을 촉구했다. 수도 키예프에서는 7000여명이 모였다. 직권 남용죄로 중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야권 지도자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전날 정부에 협정 체결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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