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치어리딩의 대모 이선화 이사장 “곧 생활체육으로 자리잡을 것”

지나온 길은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가야할 길은 희망으로 가득하기에 이젠 힘들지 않다고 했다. 27일 만난 이선화(47·사진) 대한치어리딩협회 이사장은 “치어리딩은 화합과 소통을 강조하는 21세기형 스포츠”라며 “머지않아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이사장은 한국 치어리딩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달 중순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오픈치어리딩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냈어요. 역대 최고 성적입니다. 외국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다들 놀라더군요, 한국 치어리딩이 언제 이렇게 발전했냐면서요.”

치어리딩(Cheerleading)은 스포츠 경기의 승리를 위해 구호, 함성, 댄스, 노래 등을 동원해 응원을 주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근래에는 스포츠 경기를 응원하는 역할이 아니라 독자적인 스포츠로도 발전해 나가고 있다.

2008년 세계치어리딩연맹(ICU)의 정식 회원국이 된 한국은 2009년 국가대표 팀을 결성해 최초로 세계치어리딩선수권 대회에 참가했다. 이 이사장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어떻게 안무를 짤지 몰라 태권도 품새를 집어넣었죠. 지금 생각하면 참 민망하네요. 호호호….”

한국의 경우 현재 초등학교에 80여 개, 중·고등학교에 100여 개, 대학교에 100여 개의 팀이 있다. 이 이사장은 보다 많은 학교에서 치어리딩 활동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치어리딩은 웃으면서 하는 유일한 스포츠입니다. 개인이 아닌 단체를 중시하는 치어리딩은 청소년들에게 적합한 클럽활동이 될 수 있죠.”

이 이사장은 치어리딩을 통해 어려운 형편에 있는 아이들이 건강을 챙기고 바른 인성과 리더십도 함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는 치어리딩이 생활 스포츠로 손색이 없다고 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치어리딩을 하는 어르신들도 많아요. 우리도 더 많은 사람들이 치어리딩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이사장은 대학교 3학년 때 교회 행사를 위해 치어리더로 나섰다가 치어리딩과 인연을 맺었다. 치어리딩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고심하던 그는 2003년 대한치어리딩협회 설립을 주도했다. 이 이사장에게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물어 봤다. “협회를 운영할 자금이 늘 부족한 게 가장 힘들죠. 정부 지원을 제대로 못 받으니 늘 적자예요. 매달 사비를 800만원 정도 협회에 털어 넣어요. 이 일을 하느라 아파트를 두 채나 날렸죠. 그렇지만 후회하진 않아요.”

치어리딩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인정받는 것이 이 이사장의 소원이다. 그는 그것이 꿈이 아니라고 했다. “지난 5월 ICU가 세계스포츠의사결정회의인 ‘스포츠어코드’에 가입됐어요. 드디어 치어리딩이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은 거죠. ICU를 비롯해 각국 협회는 올림픽 정식 종목 진입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이 이사장은 최근 참신한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그것은 교회 청소년들에게 치어리딩을 보급하는 것. “치어리딩은 우리 사회에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클럽활동입니다. 교회가 추구하는 것과 맥이 닿아 있어요. 치어리딩을 도입하려는 교회가 있으면 적극 지원할 생각입니다.”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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