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윤필교] 기분 관리, 2% 다르게 살기

20년 만에 폭염이라는 올여름 무더위도 이제 한풀 꺾였다. 낮에는 매미소리가 우렁차게 들리지만 저녁엔 귀뚜라미소리가 귓전을 스친다. 늦더위가 아직 남아 있다지만 아침저녁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가을 느낌이 실려 있다. 무더위로 지쳐 있던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얼마 전에 교양 강의를 듣던 중 ‘1분 동안, 지난주 자신의 마음 상태를 열 가지 이상 형용사로 표현해 보라’는 과제를 받은 적이 있다. 한 주간 크고 작은 감정의 변화가 꽤 있었을 텐데, 다섯 가지밖에 쓰지 못했다. ‘내 마음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며 살았구나’ 싶었다. 마음 상태를 드러내는 기분은 강한 자극이 없으면 미약하여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다. 감정을 나타내는 형용사가 어떤 게 있나 궁금해 검색해 보니 50여 가지가 나왔다.

기분은 우리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분이 좋으면 어떤 환경에서도 침착하고 상황 판단도 잘한다.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고 이해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기분이 좋지 않으면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판단을 잘못할 수도 있다. 마음이 불안하거나 두려움이 있으면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소극적이 된다. 실수가 잦아지고 쉽게 피로해진다. 그런데 부정적인 감정은 직면하기보다 억누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자신도 어떤 상태에 있는지 잘 모른다.

기분 관리를 잘하려면 먼저 자신의 기분이 어떤지 인식해야 한다. 화가 많이 날 경우 우선 심호흡을 해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본다. 인간관계가 원인일 때는 ‘나 전달법’을 익혀 두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면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거나 기분 좋아지는 음악을 듣거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보자. 어떤 사람은 우울할 때 노선이 긴 버스를 타고 창밖 풍경을 구경하거나 맛있는 것을 먹는다고 한다.

외부 자극에 기분이 쉽게 흔들리지 않으려면 자신이 어떨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알아두고 대처 방법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침을 여유 있게 시작하기, 일의 우선순위 정하기, 걱정거리 노트에 써 보기, 상식 뒤집어 보기, 통근 경로 바꾸어 보기,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방의 가구를 새로 배치하거나 책상 정리하기, 같은 상황을 다른 각도로 보기, 하루 30분 이상 걷기….’ 9월 첫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기분 관리를 잘해서 모든 일이 잘 풀리는 한 주가 되길 기대해 본다.

윤필교(기록문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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