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안보이는 불황의 터널] ‘무풍지대’ 커피시장도 흔들

그동안 커피는 ‘불황 무풍지대’였다. 자고 일어나면 커피전문점이 하나씩 생겼고, 너도나도 커피 한잔씩 들고 다니면서 매년 커피값 지출은 증가세였다.

하지만 오랜 경기침체에 장사가 없다. 소비심리가 차갑게 식으면서 커피에 쓰는 돈이 5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커피시장의 성장세가 꺾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와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가 커피와 차에 쓴 돈은 가구당 평균 85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8624원보다 1.4% 감소했다.

커피·차 관련 지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기는 2007년 4분기(-1.3%) 이후 21분기 만에 처음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커피·차 관련 지출액은 분기마다 평균 10.5%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분기에도 커피·차 관련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었다.

커피 관련 지출이 추락한 가장 큰 이유는 경기침체다. 길어지는 불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자연스럽게 기호품인 커피에 쓰는 돈을 더 많이 줄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중저가 커피전문점 증가, 직접 원두를 사서 내려 마시는 핸드드립 커피 확산 등도 한몫을 했다. 맛과 합리적인 비용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확산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수익성이 하락세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퇴 후 커피전문점 창업을 생각한다면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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