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열전구 불꺼진다… 127년 만에 역사 속으로

백열전구가 127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사라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1월부터 국내 시장에서 백열전구의 생산 및 수입을 전면 중지한다고 16일 밝혔다.

조선시대 고종 때인 1887년 경복궁 건천궁에 처음 도입돼 불이 켜진 지 127년 만이다. 백열전구는 1879년 토머스 에디슨과 조지프 윌슨 스완에 의해 발명돼 130여년간 생활의 편리한 도구로 사용됐다. 하지만 전기에너지의 95%를 열로 발산해 낭비하는 대표적인 저효율 조명기기로 지목됐다.

이 때문에 백열전구는 앞으로 수년 동안 일반 가정과 사무실, 공장 등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백열전구를 생산하는 업체는 1곳뿐이다.

백열전구 퇴출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은 내년부터 60W, 40W 이상 백열전구의 생산·판매를 금지한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부터 금지했고 중국도 내년 10월부터 60W 이상, 2016년 10월부터 15W 이상 백열전구의 판매를 막는다.

정부는 2008년 12월 백열전구 퇴출 계획을 발표했고, 70W 이상 150W 미만 백열전구는 이미 지난해 1월부터 강화된 최저소비효율기준을 적용해 퇴출을 유도했다. 내년부터는 나머지 25W 이상 70W 미만 백열전구의 퇴출을 추진하는 것이다.

백열전구는 안정기내장형 램프, LED 램프 등 에너지효율이 높은 광원으로 교체된다. 백열전구와 비교해 안정기내장형 램프는 66%, LED 램프는 82%의 전기 절감 효과가 있다. 둘 다 백열전구와 같은 소켓을 사용하므로 제품만 교체하면 된다. 백열전구가 전부 교체되면 연간 50만∼65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만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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