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위원 ‘제척 요구’ 놓고 회의 중단·퇴장 사태… 국조특위 첫날부터 치열한 기싸움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가 시작 첫날부터 일부 위원들에 대한 제척(배제) 요구를 놓고 여야 충돌을 빚었다. 사상 첫 국정원에 대한 국정조사인데다 양측 기싸움이 치열해 실시계획서를 채택할 10일 회의도 난항이 예상된다.

특위는 2일 오전 첫 회의를 열어 위원장 및 간사 선임, 국정조사계획서 채택 건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회의 시작 8분 만에 중단됐다. 새누리당 김태흠, 이장우 의원은 국정원 여직원 사건 피고발인인 민주당 김현, 진선미 의원을 겨냥해 “제척 사유가 있는 사람이 어떻게 여기 들어올 수가 있느냐”며 회의를 시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새누리당 의원들도 동조하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후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까지 나서 설득한 후 여당 의원들이 다시 회의장에 모습을 나타내면서 재개되는 듯했다. 하지만 김태흠 의원이 “두 의원을 빼고도 의결정족수가 되는데 빼고 하자”고 다시 문제를 제기하면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두 의원이 제척 사유가 되면 고발자인 여당 소속 의원들은 다 제척 사유에 해당된다”고 하자 김태흠 의원이 “그러니까 고소됐지 이 사람아”라며 소리쳤고, 박 의원이 다시 “고소가 아니라 고발이야”라며 반박했다.

설전 끝에 김태흠, 이장우 의원이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며 회의장을 빠져나간 후에야 겨우 회의가 속개됐다. 새누리당은 9명의 위원 중 두 의원을 비롯해 조명철 의원이 빠져 모두 6명만 회의에 참석했다.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재개된 특위는 예고된 안건을 서둘러 처리했지만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재격돌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두 의원은 수사 결과에 따라 기소될 수도 있고 재판 결과에 따라 처벌될 수도 있다”며 위원을 교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판사도 아닌데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며 쏘아붙인 후 “(서해 북방한계선 의혹을 제기한) 정문헌 의원, 국정원 출신 이철우 의원, 경찰 출신 윤재옥 의원도 제척 사유에 해당된다”고 맞받아쳤다. 한편 국회는 오후 본회의를 열어 국정조사계획서를 채택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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