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매일 구타당해…학교대처 미흡” 서남수 교육장관 청예단 방문, 피해 학부모들 성토
“아들이 전학 간 날부터 7명에게 하루 7차례씩 1년 동안 구타당했습니다. 매일 다른 신체부위를 돌아가면서 때렸다더군요. 하루는 머리, 그 다음날은…. 지금 아들은 폐인이 됐습니다. 제가 이제 50대입니다. 그 아이 하나입니다. 제가 또 낳겠습니까?”(서울의 학교폭력 피해 중학생 아버지)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4년 동안 학교폭력을 당했습니다. 그동안 정부 산하기관들도 다녀봤지만 형식적인 도움뿐이었습니다. 학교 측 대응도 너무 미숙했습니다. 이제 학교도, 교사도 신뢰하지 않습니다.”(인천의 피해 학생 어머니)
7일 오후 서울 가산동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 본부에서 열린 간담회. 학교폭력 피해자 학부모들의 성토가 이어지는 동안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내내 굳은 얼굴이었다. 교육계 수장이 청예단을 방문해 피해 학부모와 상담 인력들로부터 현장 얘기를 청취한 건 서 장관이 처음이다.
한 피해 학부모는 “교장 선생님은 은폐하다가 (학교폭력 사실이 드러나자) 나중에는 저를 돈만 밝히는 파렴치범으로 몰고 있다. 교육청도 마찬가지”라며 울먹였다. 묵묵히 듣던 서 장관은 “(피해 학생이) 교무실까지 도망가 도움을 요청했으나 묵살됐다”는 증언에 다소 충격을 받은 듯했다. 메모하고 있던 펜을 잠시 멈추더니 표정이 심각해졌다.
전화 상담원 전효숙씨는 “요즘에는 가해 학부모에게 전화가 너무 많다. 이유를 알고 보니 학교가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쌍방 가해로 몰아 빨리 마무리하려 한다”며 “학교가 학교폭력을 행정처리 대상으로만 봐 아이들이 더 큰 상처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역시 학교를 방문했을 때는 듣지 못하던 얘기였다.
이날 간담회는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18년 전 학교폭력으로 외아들을 잃은 뒤 청예단을 설립한 김종기(66)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역대 대통령이 근절을 약속했고, 교육 장관도 마찬가지였지만 (학교폭력이) 왜 안 줄었을까. 그분들이 진정한 의지를 가지고 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그래도 현장을 찾은 서 장관의 노력은 평가했다. 그는 “2004년까지 교육부는 학교폭력은 없고 용어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장관님이 오셔서 ‘세상이 더디지만 변화는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장관을 배려한 ‘좋은’ 얘기는 이게 전부였다.
서 장관이 청예단을 찾은 것은 오는 7월 발표될 ‘현장중심 학교폭력 대책’을 위해서였다. 그간 사고가 날 때마다 대책은 쏟아졌지만 사태는 악화됐고 교육당국 내부에서는 현장에 무지한 탁상대책이 원인이라는 반성이 나왔다. 결국 장관이 쓴소리 들을 각오를 하고 청예단 간담회를 자청한 것이다.
서 장관은 “생생한 경험담 잘 들었다. 학교가 교육의 장소로 손색없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래도 지난 1년 동안 학교폭력이 범죄라는 인식이 공유된 점은 성과다. 청예단과 같은 시민단체와 협업해 학교폭력 대책들을 세밀하게 가다듬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