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풍향계-권문상] 무한한 가능성의 샘, 바다를 주목하자
“꾸준히 발전돼온 해양과학기술 경쟁력… 전문성 바탕으로 새로운 전략 세울 때”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올해로 18번째 맞이하는 바다의 날은 장보고 대사의 청해진 설치를 기념하고, 1994년 유엔해양법협약 발효 이후의 국가 간 해양경쟁 체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1996년에 제정됐다.
바다의 날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인 바다와 인류의 상생이다. 바다의 무엇이 이처럼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일까.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덮고 있는 바다는 생물자원의 보고로 무궁무진한 자원과 청정에너지를 품고 있어 에너지 수급 불안, 식량·산업 자원 부족 등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구체적으로 해조류와 미세조류를 이용하여 생산하는 해양에너지는 대체연료로 떠오르고 있으며, 해양 심층수는 육지로부터의 오염이 없어 청정하고 미네랄이 풍부해 화장품, 생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음과 동시에 1년 내내 섭씨 2도를 유지하는 특징을 이용해 해수 냉난방 시스템 개발로 녹색 성장에도 일조한다. 이외에도 지난해에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50억t을 영구 격리 저장할 수 있는 해저지중 저장소가 울릉분지 주변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되어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추세에 우리나라가 더 크게 기여해 나갈 전망이다.
해양이 인류에게 주는 혜택은 이렇듯 산업적·환경적 가치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천혜의 해양조건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양 선진국에 비하면 해양 연구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 하지만 대양 진출이 용이한 지리적 이점과 해양과학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생물·광물자원의 개발, 해양정책 개선, 해양산업 확대, 극지연구 강화 등 꾸준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우선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바다를 통하고 있으며 조선 산업에 있어선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 해운·항만 산업, 수산업 강국, 태평양과 인도양에 각각 여의도의 350배, 제주도의 4.5배가 큰 해저광구를 확보하고 있는 해양국이기도 하다.
극지연구 역시 해양연구의 주력 분야로 키워 왔다. 1986년 남극조약에 가입한 이후 2002년 국제북극과학위원회의 정식 회원국이 되는 등 극지 연구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 왔다. 최근에는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가 남극 웨델해에 위치한 라센 빙붕 지역 탐사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성공하며 극지연구 분야에서의 국가경쟁력을 보여주었고, 최근에는 북극이사회의 ‘정식옵서버’ 자격을 획득함으로써 북극 연구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돼야 할 부분도 많다. 특히 해양정책에 있어서는 주변수역이 상시적 해양 분쟁 환경에 노출돼 해양 전략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않다.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해양플랜트는 기자재 국산화율이 2012년 기준으로 20%에 불과할 만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해양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해양레저관광산업 역시 소형 레저선박의 주요 부품들은 대부분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재료, 설계, 공법 등의 분야에서도 업체의 영세성으로 기술투자 및 전문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리나 항만 역시 선진국에 비해 영세한 규모이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정부는 2010년 ‘마리나 항만 기본 계획’을 발표했고, 올해에는 ‘해양플랜트 기술 로드맵’ 수립과 100대 전략기술을 선정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시사하는 바는 해양은 육상과 달리 개발 초기 단계에 있고 생산기반이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역적 차원이 아닌 전문성과 통합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해양 전략을 도모해야 한다. 2013년 새롭게 맞이하는 바다의 날. 마르지 않는 가능성의 샘, 바다를 통해 동북아의 평화는 물론 우리나라의 새로운 미래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권문상 해양과학기술원 해양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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