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차창훈] 김정은 특사의 訪中 읽기

Է:2013-05-2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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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차창훈] 김정은 특사의 訪中 읽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정을 위해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6자 회담을 재개해야 한다.” “∼조선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이며, 정말로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을 개선하고 싶다.”

지난 22∼24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화 가운데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재구성해 본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의 재개라는 중국의 입장과 핵무장과 경제건설을 병행하려는 북한의 입장 차이가 드러났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올 1월 외무성 성명을 통해서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대화는 있어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언명한 바가 있다. 이미 핵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하고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한 비핵화 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최룡해는 이번 방중 동안 왕자루이 대외연락부 부장, 류윈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그리고 판창룽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면담하였다. 중국의 대외연락부는 냉전 시기 세계 각국의 사회주의 제 정당들과의 교류를 위해서 중앙당의 부서로 설립되었으며, 현재 대북관계의 중요한 창구이다. 최룡해의 이번 방문도 공식적인 조직 채널로 대외연락부와 북한 노동당의 국제부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북한의 매체가 류윈산과의 면담보다 지난 10년 동안 대외연락부 부장을 맡아 북한과의 특수한 관계를 정립해 온 왕자루이와의 면담을 더욱 상세히 보도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왕자루이는 지난 3월 3∼17일 정부 조직 개편, 인선 및 정책을 최종 승인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 개회에 앞서 있었던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2차 전체회의(18기 2중전회)에서 대외연락부 부장으로 유임되었었다.

류윈산은 중국 공산당 내 서열 5위에 해당하며 공식 직책은 중앙당교 교장이다. 후진타오와 공청단 활동을 인연으로 내몽골에서 중앙으로 오기 전 그의 직업 배경은 교사와 기자이며, 당의 선전 계통에서 복무해 왔다. 지난 3월의 조직 개편 이후 그는 당의 교육 및 이데올로기 부문을 책임지는 선전사상 계통과 당 건설공작 계통의 영도소조를 이끌 것으로 예측된다.

최룡해가 시진핑을 만나기 전에(그것도 예정된 출국 비행기 시간을 연기하면서 겨우 시진핑과의 접견이 이루어졌다)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이자 북한과 그리 특별한 관계에 있지 않은 류윈산과의 면담이 이루어진 것을 북한 매체는 크게 다루지 않은 것이다. 판찬룽은 작년 11월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당대회에서 쉬치량과 함께 군 인사로서 25인의 정치국 위원이 되었으며, 시진핑이 주석으로 있는 군 최고 조직인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다. 따라서 최룡해의 판창룽 면담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접견이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올해 2월 3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북·중 관계는 냉각되었다. 중국은 지난 3월 금융 제재가 포함되어 있는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동의하였다. 양국 고위급 인사의 상호 방문이 사실상 단절되었으며, 중국 내에는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비등한 상태에서 특사가 파견된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특사가 파견된 시점이다. 미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특사의 배경으로 시진핑이 6월 7∼8일로 예정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동안 거부한 북한 측의 면담 요구를 허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6월 하순에는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할 예정이다. 시진핑이 최룡해와의 면담을 통해서 무엇을 확인했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중국이 오랫동안 천명해 온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구현해내기 위해서 핵보유국을 기정사실화하려는 북한에 대한 보다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에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차창훈 부산대 정치외교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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