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선 후폭풍… 불복 시위 확산

베네수엘라 대통령 재선거에서 집권당 후보인 니콜라스 마두로(51) 대통령 권한대행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두고 이에 야권의 불복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정국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마두로에 패한 엔리케 카프릴레스(41) 야권 통합후보는 15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 승리를 확정하는 행사를 유예해야 한다면서 지지자들에게 선관위 밖으로 집결할 것을 촉구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그는 선거 당국에 항의를 전달하는 의미로 지지자들에게 ‘냄비’를 들고 나와 세차게 두드리는 평화 시위에 동참하라고 요청했다.

카프릴레스는 집권당에 의해 저질러진 3200건 이상의 부정행위 신고를 접수했다며 일부 군인들은 공정한 선거를 방어하려다 당국에 구금됐다고 주장했다.

카라카스 도심에서는 카프릴레스 지지자들이 일부 도로를 점거한 채 개표 결과 취소를 요구하면서 거센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가 거리 곳곳에 불을 붙이거나 돌을 던지고, 전봇대에 달린 마두로의 선거 포스터를 찢는 장면이 목격됐다. 정부는 국립 경비대를 투입해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주요 거리에 등장한 수천명의 야권 지지자들도 카프릴레스가 요청했던 것처럼 ‘냄비’를 세차게 두드리며 개표 부정을 주장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이날 오후 마두로에게 당선증을 교부해 대선 결과를 확정했다. 티비사이 루세나 선관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야권 재검표 요구를 묵살하면서 오히려 카프릴레스가 베네수엘라의 법과 기관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선관위에 협박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마두로는 이번 대선에서 50.78%를 득표해 카프릴레스를 1.83% 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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