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정원교] 가장 행복한 30분

Է:2013-04-0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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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들은 바쁘고 인민들은 행복하고 다른 나라들은 혼란스럽다.”

중국에서 매일 오후 7시면 국영 CCTV 뉴스채널이 30분 동안 종합뉴스를 내보낸다. 이 뉴스는 CCTV 내 다른 채널은 물론 각 성·시 위성방송에서도 동시에 송출한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에 ‘신원롄보(新聞聯播)’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러 방송국이 동시에 뉴스(新聞)를 방송한다는 뜻이다.

전국 인민들에게 초저녁에는 CCTV 뉴스만 보라고 강제하는 셈이다. 하지만 시청률은 높지도 않다. 인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이러한 신원롄보에 대해 ‘가장 행복한 30분’이라고 풍자한다.

신원롄보를 시청하는 동안에는 중국이 지상 낙원인 것처럼 느껴진다는 걸 비꼰 것이다.

신원롄보가 지금까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왔다는 건 잘 알려진 얘기다. 먼저 뉴스 시작과 함께 남녀 앵커가 ‘링다오(領導)’라고 부르는 공산당 지도자들의 동정을 번갈아 보도한다. 우리의 5공화국 시절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다음은 국내 소식. 중국 전체가 잘 굴러가고 있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인터넷에는 “영원히 신원롄보 속에서 살고 싶다. 거기에는 물가 상승이나 교통 정체란 결코 없다”는 우스개가 나돌기도 했다. 마지막인 국제 뉴스에서는 자연 재해 등으로 곤경에 빠진 외국 상황이 단골 메뉴다. 중국인 친구들은 “신원롄보는 외국의 ‘수이선훠러(水深火熱·도탄을 의미)’만 전한다”고 지적했다.

시진핑(習近平) 체제 등장과 함께 이러한 구도에 다소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신원롄보가 물가 걱정을 하는 중년 여성이 “이런 거 보도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걸 톱뉴스로 내보냈는가 하면 음식 쓰레기의 심각성을 보도하면서 전문가 코멘트를 생방송으로 전하기도 했다. 1978년 신원롄보가 시작된 이래 전문가 의견을 뉴스 중에 내보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중국 언론이 갈 길은 한참 멀었다.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 때 개혁 전도사 역할을 했으나 지금 오스트리아 빈 대학 교수로 있는 주자밍(朱嘉明) 같은 사람은 “중국 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인민들의 역량을 결집시키지 않은 채 공산당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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