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장애라고 장타 못칠거란 편견은 버려!… 비거리 290야드 두 손가락 골퍼 세계무대 도전장
“오른손에 손가락이 3개나 없지만 나의 꿈은 세계적인 골프 선수가 되는 것입니다.”
28일(한국시간) 모로코의 골프 듀 팔레이스 로열골프클럽(파72·6844야드)에서 개막된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핫산Ⅱ 트로피 1라운드. 저마다 우승컵을 차지하기 위해 세계적인 골퍼들이 이곳에 몰려들었다. 이 중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독일의 막스 글라우어트(27)다. 그는 오른손에 엄지와 새끼손가락 2개만 가진 채 태어난 장애 선수다. 손은 골프 선수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존재다. 스윙 때 그립을 잡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손가락 장애는 골퍼에게 치명적이다. 특히 오른손은 파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프로선수에겐 더욱 중요하다. 오른손 손가락 중 중지와 약지는 그립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런 손가락 장애에도 글라우어트의 드라이버 샷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파워도 웬만한 비장애인 선수보다 낫다. 그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90야드에 달한다. EPGA 투어에서 중상위권에 해당되는 믿기지 않는 기록이다. 다행히 왼손은 정상이어서 글라우어트는 오른손 엄지와 새끼손가락으로 그립을 감아 잡아 스윙을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내 오른손이 엄지와 새끼손가락밖에 없는 걸 알아차리지 못하죠. 아마추어 시절 어떤 남자가 ‘저 선수 좀 봐. 오른손 손가락이 두 개밖에 없는데도 정말 잘 치네’ 하고 놀라더군요.” 글라우어트가 이날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글라우어트는 “허풍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대회에서 50위 안에 들 자신이 있다”고 당찬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부터 EPGA 2부 투어 격인 챌린지투어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한 그는 대회 스폰서 초청으로 이번에 EPGA 투어 대회 세 번째 출전 기회를 얻었다.
글라우어트에게 불굴의 도전 정신을 심어 준 사람은 그의 부모다. 아버지는 그에게 테니스, 하키, 축구, 탁구 등을 가르쳤다. 어머니는 손가락 힘을 길러주기 위해 아들에게 승마를 배우게 했다.
“다양한 운동을 한 덕분에 오른손 힘을 키울 수 있었어요. 키도 콩나물처럼 쑥쑥 자랐고요. 아홉 살 때 14세 팀에 들어가 하키를 했을 정도였다니까요. 하키를 한 덕분에 열두 살 때 골프로 쉽게 전향할 수 있었죠. 하키나 골프나 클럽으로 공을 치는 건 마찬가지니까요.” 2009년 프로에 입문한 그는 키 1m92, 몸무게 90㎏으로 당당한 체격을 갖추고 있다. 장애는 출생과 함께 찾아왔으나 그는 달아나지 않고 골프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원대한 꿈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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