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20% 싸게 판매하겠다”… 국민석유회사 법인설립 선언

기름을 일반 주유소보다 20% 싸게 파는 주유소 설립을 목표로 하는 국민석유회사가 21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창립발기인대회를 열고 법인 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국민석유회사는 발기인 1000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각 지역준비위원회공동대표와 준비위원 중 창립분담금을 낸 발기인을 중심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이들은 내달 초 법인 등록 절차를 마친 후 5월 중순 일반인 주식 공모를 실시할 계획이다.

국민석유회사는 지난해 6월 준비위원회를 꾸린 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1인 1주 갖기 약정운동’을 벌여 현재까지 약정액 1200억원을 모았다. 국민석유회사는 이태복 전 복지부 장관을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하고 이윤구 전 적십자 총재, 이우재 전 마사회장, 이팔호 전 경찰청장 등을 고문으로 위촉했다. 이윤선 평택대 교수, 박상병 박사 등은 사외이사를 맡았다.

국민석유회사는 정유 4사 독점 구조인 시장질서를 바로잡고 공공재 성격을 지닌 석유에 대한 소비자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석유회사의 목표대로라면 현재 ℓ당 2000원대인 휘발유 가격이 1600원대까지 떨어진다.

캐나다·시베리아 등에서 값싼 저유황 원유를 도입·정제하고, 휘발유·경유를 뽑아내는데 쓰이는 촉매제를 국산화해 원가를 낮추겠다는 게 국민석유회사의 복안이다.

준비위는 향후 5000억원을 모아 정제시설을 갖춘 국내 제5의 정유사를 설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대지를 무상으로 기부받는다 하더라도 5000억원으로는 정제시설 설립이 불가능할 뿐더러 캐나다에는 해상 운송 시설이 없어 원유 도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시베리아산 원유는 최근 가격이 올라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촉매제 국산화 주장에 대해서도 촉매 비용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에 불과해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석유회사의 주장은 국제 석유시장을 너무 단순하게 이해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정유업계에서는 약정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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