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태원은 미군만의 놀이터 아니다
서울 이태원동에서 심야에 공기총을 쏘며 시민을 위협한 주한미군들의 망동은 그냥 넘어가기엔 사안이 심각하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지만 경찰이 실탄까지 발사하며 추격전을 벌일 정도였다니 이번 기회에 일부 미군들의 안하무인격인 행동에 단호한 경고와 함께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도대체 주한미군이 우리를 얼마나 얕잡아 봤기에 이런 망나니 같은 행동이 반복되는지 통탄할 노릇이다.
이태원은 수많은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을 뿐 아니라 외국 공관이 몰려있는 문화집결지다. 1997년 이미 관광특구로 지정돼 외국인을 위한 호텔, 음식점, 상가 등이 밀집해 있어 밤낮을 불문하고 적지 않은 유동인구로 가득 찬 곳이다. 해마다 이태원지구촌축제와 이태원 그랜드 세일이 열리는 초국가적 공간을 대표할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세계 시민과 호흡하는 공간인 이곳에서 미군 사병들이 하늘을 향해 총을 쏜 뒤 달아난 것은 치안 차원에서도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일본은 물론 중국, 미국 관광객 등 수많은 사람이 혼재한 곳에서 한밤의 적막을 가르는 총소리는 자칫 대형 사고로 번질 수도 있다. 철없는 미군들의 불장난이 예기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경우 그 위험성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주한미군들의 범죄와 소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수차례의 경고와 처벌에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엄중한 처벌이 최선책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번에는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다른 지역과 달리 이태원에서의 소란과 범죄는 그만큼 국민들의 정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고 파장이 높기 때문이다.
고국을 떠나 낯선 곳에서 임무를 수행하기에 여념이 없는 주한미군들의 노고를 모르지는 않는다. 특히 북한의 잇단 핵실험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한층 높아진 현실에서 이들이 느끼는 중압감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세계인이 밀집한 곳에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이태원은 주한미군들만의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을 포함하는 세계인의 공간이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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