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휴대전화, 日 쓰나미 참사 2년 만에 남편 품으로… 리쿠젠다카타시 시민회관 철거작업 중 발견
지난 15일 일본 이와테현 리쿠젠다카타시 시민회관 근처.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폐허가 된 시민회관 철거작업을 벌이던 직원이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전원을 누르니 바닷물에 잠겨 작동이 안 될 줄 알았던 모니터에 불이 들어왔다.
휴대전화 주인은 시 복지과 과장대리로 일하던 후쿠다 고우코(당시 54세·여)씨. 휴대전화에는 지진 당시 긴박했던 상황과 함께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는 내용의 문자가 고스란히 보관돼 있었다.
암 치료를 위해 모리오카의 병원에 입원 중이던 후쿠다씨는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이 쌓여 있다며 지진 전날인 10일 업무에 복귀했다. 지진이 나던 날인 3월 11일 오후 2시46분 규모 6의 강진이 리쿠젠다카타시를 강타했을 때 후쿠다씨는 근무 중이었다.
지진 발생 13분 뒤인 오후 2시59분 그는 야마구치현에 사는 이모에게 “난 괜찮아요, 아직도 흔들리고 있어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또 3시8분과 21분 부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부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가족의 안부가 궁금했던 것이다.
후쿠다씨가 문자를 보내던 그 시각 남편은 이미 집에 돌아와 있었다. 그녀의 부모와 딸은 집에 있어 무사했다. 모리오카에 있는 장남과 도쿄에 있는 장녀도 안부가 확인됐다. 오후 3시22분 남편에게 “괜찮아? 우리는 공원으로 대피 중”이라고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그녀의 문자는 이게 마지막이었다. 쓰나미가 시민회관 등을 덮치면서 그녀는 더 이상 문자를 보낼 수 없었던 것.
가족들은 지진 발생 다음날인 12일 시청 옥상에 100여명이 대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시청으로 향했으나 후쿠다씨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지진 발생 9일 만인 3월 20일 그녀의 싸늘한 시신을 동네 스포츠센터에서 찾을 수 있었다.
당시 가족들은 후쿠다씨의 유품으로 딸이 선물한 피아노 건반 모양의 휴대전화 액세서리를 받았다. 딸은 “2년 전 어머니가 사용하던 휴대전화가 발견되다니 놀랍다”며 눈물을 흘렸다.
산케이신문은 20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숨진 후쿠다씨의 휴대전화가 이렇게 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 애틋한 사연을 전했다. 신문은 지진피해 지역에서는 지금도 휴대전화나 지갑 같은 물건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야기와 이와테현 경찰서에는 지진피해 당시 잃어버린 물건을 주웠다는 신고가 2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테현의 한 경찰서는 습득물이 지난 10일까지 3만100개로 이 중 40%가 주인의 곁으로 돌아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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