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특례법 재개정 촉구 기자회견 연 방송인 주영훈씨 “우리나라 아기를 살리는 대책에는 너무 무관심”
지난해 9월 서울 신림동 주사랑공동체교회 베이비박스를 찾은 방송인 주영훈(43·사진)씨는 핏기가 채 가시지 않은 아기를 품에 안으며 딸 아라(4)가 태어나던 순간을 떠올렸다. 태어난 지 이틀 된 아기는 대구에 사는 고등학생 미혼모가 버린 아기였다. 편지에는 입양기관으로 보낼 수 없는 엄마의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 있었다. 주씨는 ‘핏덩이 같은 아기를 버린 아기 엄마는 얼마나 마음이 찢어졌을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아기들을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주씨는 19일 방송국 녹화장이 아닌 국회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법 때문에 아기들이 더 많이 버려지는 참담한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입양특례법 재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평소 유쾌한 모습과 달리 그의 표정에서는 아이 아빠의 비통함이 묻어났다.
주씨는 “우리나라에는 아기를 유기하는 부모를 처벌하는 법만 존재할 뿐, 아기를 살리는 대책에는 너무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주씨는 지난해 9월 자신이 진행하는 온누리교회 CGNTV ‘펀펀한북카페’라는 책 소개 프로그램을 통해 입양특례법의 문제점을 알게 됐다.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59) 목사가 펴낸 ‘고마워, 내게 와줘서’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버려지는 생명들에 관한 사연을 읽으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주씨는 “법 때문에 많은 아기들이 버려지는 현장을 직접 가서 보니 정상적인 가정에서 태어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이들 부모에게 출생신고는 ‘주홍글씨’ 아니냐”고 개탄했다.
실제로 주씨의 아버지는 보육원에서 자랐다. 부모 없이 자란 아버지를 보며, 주씨는 커서도 가슴 아픈 적이 많았다. 주씨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들은 보육원으로 보내지고, 입양부모를 만나지 못한 아기들은 그대로 보육원에서 자라야 한다”며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라지 못하는 아기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주씨는 ‘베이비박스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딸 아라가 다니는 유치원 학부모들과 함께 베이비박스를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연예인 부부들과도 베이비박스를 홍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가까운 지인들을 부른 연말파티 자리에서 베이비박스를 소개하고, 아기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오는 5월에는 베이비박스를 위한 후원 공연도 열 계획이다. 주씨는 “아기를 버리고 싶지 않아도 버릴 수밖에 없도록 만든 법 때문에 오히려 영아 유기가 늘어나고 있다”며 “법을 하루빨리 재개정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사진=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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