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식당 오픈” 위장한채 공사… 새벽 ‘기습 출점’

Է:2013-02-1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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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식당 오픈” 위장한채 공사… 새벽 ‘기습 출점’

19일 찾은 서울 성수동1가 656 동네상가 골목. 지역 주민들은 더 이상 작고 허름한 동네 슈퍼마켓에 갈 이유는 없어 보였다. 지난 18일 새벽 기업형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뚝섬2호점이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개점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매장 앞에는 판매대 위에 각종 과자와 음료, 화장지들이 행사 상품으로 진열돼 있었다. 과자와 음료는 모두 1000원 균일가 판매, 24롤짜리 두루마리 화장지는 ‘1+1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매장을 둘러보러 왔다는 주부 이경미(43)씨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집 앞에 생겼으니 이제 여기에 와서 시장을 볼 것”이라며 “아무래도 홈플러스다 보니 동네 슈퍼보다 신뢰가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뚝섬2호점 간판은 동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새벽 3시에 달렸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던 자리에 창고를 짓고 매장을 오픈하는 동안 주민들은 물론 주변 상인 아무도 몰랐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뚝섬1호점이 바로 400m 거리에 있었다. 지역 상인들은 “‘이탈리안 경양식 3월 중 오픈 예정’이라는 가림막이 쳐져 있어 그런가 보다 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뒤쪽으로는 슈퍼마켓, 떡집, 채소가게, 정육점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평소 많지는 않지만 손님들이 오갔던 이곳은 이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행사에 손님들을 빼앗긴 듯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바로 뒷골목에서 33년째 상회를 운영하고 있는 임두현(65)씨의 표정은 어두웠다. 임씨는 “이제 손님도 끊길 텐데 앞으로 다달이 임대료 130만원 낼 일이 걱정”이라며 “대형 유통기업은 1000원 균일가 행사를 할 수 있지만 우리 같은 동네슈퍼에서 과자 부스러기 하나 팔아서 100원도 못 남기고는 살 수가 없는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홈플러스의 꼼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에는 서울 삼성동 테헤란로에 ‘365플러스’라는 편의점을 열면서 대형마트나 SSM처럼 전단지 광고를 배포해 ‘위장 SSM’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말에는 대형마트 출점 제한 합의를 앞두고 대구, 경기도 용인 등에 건축허가를 신청하면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이미 전에 점포 등록이 완료돼 있던 점포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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