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인선 분석] 成大 전성시대… ‘빅2’ 포함 靑·내각에만 6명
박근혜 정부를 맞아 ‘성균관대 인맥’이 무섭게 부상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이어 청와대와 내각까지 주요 보직에 성대 출신이 대거 자리 잡았다. 조선시대 ‘관료 양성기관’이던 성균관이 박근혜 정부 들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농담도 나온다.
18일 발표된 청와대 주요 인사 4인방은 모두 성대 출신이다. 허태열 비서실장과 곽상도 민정수석 내정자는 법학과,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내정자는 행정학과, 이남기 홍보수석 내정자는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한날 발표된 청와대 주요 보직에 모두 같은 학교 출신이 임명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드문 일이다.
성대 출신의 약진은 이미 여러 차례 조짐을 드러냈다. 박근혜 당선인의 인수위 주요 직책과 첫 내각에도 성대 출신이 즐비하다. 내각을 통솔하는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부터 성대 법대를 나왔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같은 과 후배다. 이른바 정권의 ‘빅2’로 불리는 총리와 청와대 비서실장을 한 대학 동문이 맡게 된 것이다.
인수위에선 유 내정자가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고 있다. 안종범 고용복지분과 위원은 성대 경제학과, 모철민 여성문화분과 위원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내각과 청와대 인선 24명 가운데 성대 출신은 6명으로 서울대(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서울대와 성대 출신자를 합하면 13명이 돼 절반을 넘는다. 성대 출신이 서울대 출신과 더불어 박근혜 정부의 중추이자 국정운영의 핵심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박 당선인의 모교여서 당초 대거 발탁되리라 기대됐던 서강대 출신은 아직까지 한 명도 인선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박 당선인 측은 출신 대학을 고려하지 않고 능력 위주로 인사를 뽑다 보니 벌어진 ‘우연의 일치’라고 설명했다. 모교 출신을 대거 기용한 이명박 정부의 고려대 편중 인사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 측 핵심 인사는 “박 당선인의 모교인 서강대는 한 명도 없다. 고려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나온 학교라서 문제가 된 것”이라며 “총리 후보 등 일부는 야간학부를 나왔다. 학벌을 안 보고 뽑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편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인수위 다른 관계자는 “성대 출신이기 때문에 기용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도 “특정 학교나 과가 많아지는 것은 안 좋다. 처음엔 우연히 뽑힌 것이라도 나중에 파벌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성대와 삼성그룹의 ‘특수 관계’를 눈여겨보는 시각도 있다. 새 정부가 성대 출신을 대거 발탁해 국내 대표적 대기업인 삼성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삼성은 성대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이 성대 경영에 참여한 것은 1996년부터로, 이번에 중용되신 분들이 학교에 계실 때도 아니다”라며 “이분들이 성대 출신이라고 해도 삼성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성대와 함께 내각과 청와대에 경기고(5명), 고시 출신(12명)이 다수를 점하면서 새 정부는 ‘성·시·경’(성대·고시·경기고 출신)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을 빗댄 것이다.
임성수 유동근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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