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준 충족 곤란 요양시설 99곳… 입소 노인들 어쩌나

서울 신내동 G요양원에는 치매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 27명이 생활하고 있다. 모두 건강보험공단이 요양비를 지원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다. 396㎡(120평)의 1층짜리 시설에서 9명의 노인요양보호사가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G요양원 원장은 2010년 3월부터 이 건물을 임대해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달 말까지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노인과 요양보호사들은 이 시설을 떠나야 한다. 요양원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8년 4월 장기요양보험 도입과 함께 노인요양시설 설치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이에 따르면 모든 노인요양시설은 입소노인 1인당 23.6㎡의 연면적을 갖추고 인력 기준도 요양보호사 1명당 노인 2.5명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단기보호시설은 건물 소유권을 가져야만 운영이 가능하다.

정부는 신법이 발효된 2008년 4월 4일 이전에 설치된 노인요양시설(구법시설)에는 5년, 요양시설로 전환을 희망하는 단기보호시설에 대해서는 2010년 2월부터 3년의 유예기간을 주고 시설 기준을 충족하도록 했다. 하지만 올해 유예기간(구법 적용 시설 4월 3일, 단기보호시설 2월 28일)이 끝나는 일부 노인요양시설들이 유예기간 연장 및 대책 검토를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유예기간 종료 후 기준 미충족 시설에 대해 행정처분(1차 경고, 2차 지정취소)과 장기요양보험 감산지급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어서 자칫 시설의 대량 폐업 사태를 몰고 올 수 도 있다.

지난달 복지부 조사 결과 현재 새 시설 기준을 충족하기 곤란한 노인요양시설은 구법적용 요양시설의 경우 21개소(입소자 546명), 단기보호전환요양시설의 경우 78개소(1963명)에 달한다.

복지부는 해당 시설 입소자를 인근 여유 시설로 옮기는 등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적당한 곳을 찾지 못할 경우 입소 노인들은 길바닥으로 내몰릴 수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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