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50원씩 모아 나눔 실천 ‘요구르트 천사’… 춘천서 ‘사랑의 열매 모금’ 박금숙씨

Է:2013-02-0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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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50원씩 모아 나눔 실천 ‘요구르트 천사’… 춘천서 ‘사랑의 열매 모금’ 박금숙씨

“거스름돈은 됐어요. 통에 넣어줘요.”

5일 강원도 춘천의 한 지하상가. 50대 남성은 1300원짜리 갈색 병에 담긴 요구르트를 하나 사면서 요구르트 판매원 박금숙(51·여)씨에게 2000원을 냈다. 거스름돈은 사양했다. 돈을 건네받은 박씨는 환하게 웃으며 감사 인사를 했다. 이어 오른쪽 어깨에 메고 있던 손가방에서 거스름돈 700원을 꺼내 ‘사랑의 열매’가 그려진 모금함에 넣었다. 그리고는 150㎝의 작은 체구로 다시 요구르트가 담긴 카트를 밀었다.

박씨는 이 지하상가에서 ‘요구르트 천사’로 불린다. 지난해 5월부터 이곳에서 일하는 박씨는 손님들이 받아가지 않은 거스름돈을 차곡차곡 모아 지난달 초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기부액은 1만6070원. 5개월 넘게 요구르트를 팔 때마다 모은 10원짜리 동전 767개, 50원짜리 18개, 100원짜리 50개, 500원짜리 5개가 모인 소중한 돈이다. 요즘 젊은세대들에게는 한 끼 식사와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나면 없어지는 적은 돈이지만, 월 100만원의 생활비로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박씨에게는 큰돈이다.

동전 기부 외에도 박씨는 빠듯한 살림살이를 쪼개 2011년 7월부터 매달 1만원씩 정기 후원도 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해 7월 처음 동전을 기부할 때만 해도 모금함 없이 익명으로 1만원 남짓한 돈을 모아 기부했다. 적은 기부액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박씨는 “남들에게는 적은 돈이라 ‘기부’라고 하기도 민망하다”며 “나에게는 큰돈인 만큼 10원짜리 동전이 나눔을 통해 1만원 이상의 가치로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13년 전 남편과 이혼하며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박씨는 10년 넘게 제본소에서 일하며 악착같이 돈을 벌었지만 점점 일거리가 줄자 지난해부터 요구르트 배달을 시작했다. 박씨가 버는 월 100여만원이 세 가족 수입의 전부다. 그러나 한부모 가정 지원으로 명절이면 시에서 작은 선물도 받고 3만원 남짓한 격려금도 받았다. 지난 2010년에는 장기기증 서약도 했다.

주변에서는 본인의 형편도 어려운데 남을 돕는다며 박씨를 나무라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박씨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 많아져야 도움을 받는 사람도 늘어날 수 있다”며 “작은 나눔이지만 나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한 차례 기부 후에 다시 모금을 시작한 박씨의 ‘사랑의 열매 모금함’에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벌써 2만원 넘는 돈이 수북이 쌓였다. 박씨의 선행이 알려지며 동참하려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박씨는 “모금함 덕분에 마음의 부자가 됐다”며 수줍게 웃었다.

춘천=글·사진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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