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 식품업계 합종연횡 봇물
식품업체들의 합종연횡(合從連衡)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불황에 검증되지 않은 신제품을 과감히 내놓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내놓은 신제품 중에 ‘히트 상품’이 없었다는 점도 업체들이 보다 검증된 방법으로 신제품 출시를 하도록 만든다는 분석이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포장김치업계 1위인 대상FNF와 꼬꼬면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팔도는 최근 손잡고 ‘종가집 김치라면’을 선보였다. 종가집 김치가 건더기 스프 형태로 들어가 있는 게 특징이다.
팔도는 이 제품으로 라면 시장에서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중반부터 하얀국물 라면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라면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져 반전을 꾀할 카드가 절실했다.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2월에 12.9%였던 팔도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6.5%로 반토막이 났다. 반면 빨간국물이 다시 득세하면서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같은 기간 59.5%에서 69%로 점유율을 높였다.
대상FNF로서도 외연확대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포장김치 시장에서는 절대강자지만 시장이 포화상태여서 다른 분야로 진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대상FNF 관계자는 “B2B시장이나 김치를 바탕으로 한 다른 제품군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종가집과 팔도처럼 1등과 추격자 간에 협업이 이뤄지는 것도 요즘 추세다. 흰 우유 시장 1등인 서울우유는 홍삼시장 2등 브랜드인 농협 한삼인과 손잡고 홍삼우유를 시장에 선보인다. 100% 원유에 국내산 6년근 홍삼 농축액이 0.15% 들어가 있으며 안정제와 색소는 일절 첨가하지 않았다. 멸균우유라 실온에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지난 17일 홍삼우유 업무협약식에는 서울우유협동조합 송용헌 조합장과 농협 한삼인 이준태 대표이사가 참석해 양사의 기대를 반영했다.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협업도 등장했다. 롯데제과는 초콜릿 브랜드 길리안을 5년 만에 국내 시장에 다시 론칭하면서 색조 화장품 브랜드 VDL과 제휴한 제품을 내놨다.
초콜릿과 화장품의 주소비계층이 20∼30대 젊은 여성임을 착안한 마케팅 전략이다. 길리안 초콜릿의 고유 모양인 해마와 조개 모양을 VDL 제품 용기에 적용해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만 판매하는 한정판 제품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성공 가능성 때문에 출시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검증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시도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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