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2부)] 獨 “복지는 비용이 아니라 생산적 투자”

Է:2013-01-2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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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2부)] 獨 “복지는 비용이 아니라 생산적 투자”

“독일에서 안정된 언론사에 취직할 수도 있었겠지요. 한국에 온 건 전적으로 제 선택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실패하더라도 독일에 돌아가면 최저생계비와 주거비를 지원받을 수 있어요. 원하면 직업훈련을 한 뒤 취직할 수도, 창업자금을 신청해 자립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패해도 죽지 않는다’ 그런 믿음이 제게 한국에서 모험을 감행할 용기를 줬습니다.”

2010년부터 서울에서 활동하는 독일 출신 프리랜서 기자 말테 콜렌베르크(31)씨. 숙명여대에서 교환학생으로 1년간 공부했던 그는 밤베르크 대학을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와 독일인 동료 한 명과 함께 ‘콜렌베커’라는 이름의 2인 미디어를 설립했다. 콜렌베커는 2년 여 만에 독일 일간 디 자이트, 슈피겔 온라인, 미국 ABC방송, 미국의소리(VoA) 등에 뉴스를 공급하는 탄탄한 독립미디어로 자리잡았다.

그는 독일에 있는 친구 데니스 묄러씨 얘기도 전했다. 베를린과 바이마르에서 대학을 두 번 옮기며 5년을 보낸 묄러씨는 졸업시험에 세 차례나 떨어져 학위를 따는 데 실패했다. 이후 한동안 뒷골목 레스토랑 웨이터를 전전했다. 희망을 잃은 묄러씨를 도운 건 공공직업소개소였다.

콜렌베르크씨는 27일 “직업소개소의 등록금 지원을 받아 친구가 최근 사립 아트스쿨을 무사히 마쳤고 곧 직장도 구할 거라는 소식을 들었다. 구직기간에는 생계지원금을 받고 있다”며 “예술적 재능은 있었지만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은 친구였다. 독일 사회가 두 번 실패했던 그에게 세 번째 기회를 허락했기 때문에 친구는 재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고용정책(직업훈련 등 교육지원)은 항상 복지제도(생계비·주거비 등 지원)와 함께 작동한다.

2010년부터 서울에서 프리랜서 전시기획자로 일하는 한국계 독일인 펠릭스 박(43)씨. 한때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프로젝트매니저였던 그는 2006년 사진 관련 일을 하기 위해 6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사표를 내고 그가 찾아간 곳도 공공직업소개소. 전업 계획서를 제출한 뒤 박씨는 10개월간 월 1500유로(약 210만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

박씨는 “정부 지원금 덕에 새 일을 시작하기가 훨씬 쉬웠다. 고민을 덜 했고 결심하는 마음도 편했다”며 “집안에 가만히 앉아 일이 주어지길 기다리지 말고 나가서 도전하라는 게 제도의 취지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모험하길 주저하지 않는 독일 젊은이들의 용기. 원천은 실패한 이를 다시 일으켜주는 정부 지원금 등 각종 복지제도였다. 콜렌베르크씨는 “복지는 안전망이고 그 안전망 덕에 나는 한국에서 일하는 단 두 명의 독일인 기자 중 한 명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크리스토프 폴만 한국사무소장은 “복지는 가난하거나 아픈 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쓰는 비용이 아니다”며 “복지야말로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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