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특허괴물’에 골치… 실제 생산엔 무관심 소송 통해 로열티만 챙겨
미국의 특허관리전문회사(NPE) 인터디지털은 특허를 실제 제품 생산에 사용하지 않으면서 확보한 특허를 통해 소송을 제기해 로열티를 챙기는 ‘특허괴물(Patent Troll)’로 악명이 높다. 이 회사는 2011년에만 한국 기업들로부터 전체 매출의 29.1%에 해당하는 수익을 챙겼다.
인터디지털 같은 특허괴물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전자·IT 업체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로열티 사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자·IT 업체들이 특허권 사용료로 외국에 지급한 금액만 자그마치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당액은 특허괴물의 차지였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국제수지 중 지적재산권 사용료 지급액(로열티)은 76억9370만 달러(약 8조6689억원)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반특허괴물 단체 ‘패턴트프리덤’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특허괴물에 소송을 많이 당한 기업 2, 3위에 올랐다. 삼성과 LG는 지난해 각각 37건, 24건의 소송을 특허괴물에 당했다. 앞서 2011년에는 양사가 각각 43건과 29건의 소송을 당해 1위, 1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특허괴물에 맥없이 당하는 이유로 ‘원천특허 부족’을 꼽는다.
수특허법률사무소 정동준 변리사는 “우리 업체들이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다수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지만 대부분 원천특허에 살을 붙인 응용특허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생산기반이 있는 기업의 특허 공세는 우리 업체가 갖고 있는 응용특허 기술과 상대방이 가진 원천특허를 서로 교류하는 ‘특허권 상호부여(Cross Licensing)’ 방식으로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하다. 하지만 원천기술 보유 기업은 그 특허 자체만으로 충분한 로열티 수입을 올리기 때문에 응용특허가 혁신적인 시장가치를 인정받아야만 교류가 성사된다.
이에 국내 주요 전자·IT 업체들은 특허괴물의 공세를 무력화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원천기술 발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특허괴물들이 주장하는 허점을 분석해 역으로 소송을 걸어 무효화한 사례도 다수”라며 “특허 분석 능력을 키우기 위한 조직 역량을 구축하고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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