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첫 합의 ‘유종의 미’, ‘박근혜 예산’ 불발… 與野 예산안 막판조율

여야는 31일 무상보육과 반값등록금 재원이 포함된 342조7000억원 규모의 2013년 예산안을 처리키로 했다. 여야 합의로 새해 예산안이 처리되기는 5년 만에 처음이다. 본회의에 제출된 예산안은 정부안보다 2000억원 순증됐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복지공약을 뒷받침하는 예산이 적극 반영됐다. 추가 세원 확보를 위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현행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추는 소득세법 개정안 등 예산부수법안도 본회의에서 함께 처리키로 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예산안 처리는 여야 대립 속에 매년 파행을 거듭했다. 결국 마지막 해에 여야의 합의 처리로 ‘유종의 미’를 거두긴 했지만 막판까지 진통이 이어졌다. 박 당선인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검토됐던 7000억원 국채발행은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김학용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추가 국채발행은 없는 것으로 했다. 박 당선인의 공약을 위해 ‘빚잔치’를 한다는 말은 전부 현실성 없는 이야기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 해군기지 예산 배정 문제를 놓고 여야는 오후 늦게까지 줄다리기를 했다. 당초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오후 6시쯤에야 시작됐다. 민주통합당은 2900억원 규모의 제주 해군기지 예산 일부를 삭감하고, 전액 국방부 소관인 관련 예산을 국방부와 국토해양부가 반씩 나눠 집행케 하자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원안대로 처리하자며 팽팽히 맞섰다.

민주당이 주장했던 무상급식 예산 증액은 새누리당 반대로 관철되지 못했다.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자격 기준(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해 내년부터 대상자를 28만명 늘리려 했던 새누리당 계획은 2015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반대로 고소득층, 대기업에 대한 감세 철회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자 별도의 세법 개정안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하기도 했다. 설훈 안민석 윤호중 정성호 홍종학 등 기획재정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의 비과세 감면조정 같은 정책으로는 경제위기 극복은 물론 사회통합과 양극화 해소의 길을 열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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