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에 발생한 초고층빌딩 대형 화재… 재난영화 ‘타워’ 12월 25일 개봉
세상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초호화빌딩을 가진 재벌 회장도, 그 빌딩에서 청소를 하는 아줌마도 있다. 아내를 잃고 어린 딸을 혼자 키우는 남자도, 그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여자도 있다. 아기를 기다리는 만삭의 임신부, 파티음식을 준비하는 요리사, 대기 중인 소방대원…. 하지만 이 모든 이에게 크리스마스는 설레는 날이다.
서울 여의도에 세워진 108층 주상복합건물 타워스카이.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많은 이들이 이 건물에 모인다. 헬기까지 동원해 인공눈을 뿌리며 파티가 절정에 이를 무렵, 예기치 않은 사고로 대형화재가 발생한다. 초고층빌딩은 순식간에 세상과 단절된 공포의 공간이 된다.
100억원이 투입된 한국영화 ‘타워’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발생한 대형 화재를 소재로 한 재난영화다. ‘7광구’ ‘화려한 휴가’의 김지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설경구 손예진 김상경이 주연을 맡았다. 설경구가 최악의 화재현장에 뛰어든 소방대장 역, 손예진과 김상경이 이 빌딩 푸드몰 책임자와 시설관리팀장 역을 각각 맡았다. 이들 외에도 김인권 도지한 김성오 박철민 안성기 차인표 이한위 송재호 등 탄탄한 출연진이 포진했다. 한국영화 관객 1억명 시대를 연 올해 마지막 기대작으로 또 한번의 대규모 관객몰이가 가능할지 관심을 모은다.
김 감독은 주연배우에 대해 “김상경은 마음이 잘 맞는 ‘힐링친구’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고, 소방관 역은 잘 생기지 않으면서 연기 잘하는 분을 찾았는데 설경구가 적역이었다”고 말했다. 멀티캐스팅 영화에는 처음 출연하는 손예진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영화는 재난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는 순간 재난이 다가오고, 가족에 무심했던 가장이 가족애를 발휘하고, 주인공과 주인공의 여자친구·아이는 결코 죽지 않으며, 자신을 희생하는 영웅이 나온다. 여기에 무리한 결정으로 재난을 부르는 지도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타워’는 이처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기존 재난영화에 비해 드라마가 강조됐다는 점이 미덕이다.
쓰나미를 소재로 한 재난영화 ‘해운대’와 비교해보자. ‘해운대’에서 쓰나미가 후반 30분을 남기고 발생한다면, ‘타워’에서는 시작 30분쯤 화재가 발생한다. ‘해운대’가 엄청난 자연재해 앞에 속수무책인 인간을 그렸다면, ‘타워’는 초고층건물에 갇힌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상황을 돌파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담았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컴퓨터그래픽(CG)이다. 총 3500커트 중 1700커트가 CG. 그만큼 촬영 후 후반 작업이 길었고 중요했다. 손예진은 “촬영이 끝날 때까지 108층 건물 타워스카이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몰랐는데 시사회를 통해 그 모습을 확인하고 놀랐다”고 말했다. 가상공간 타워스카이는 100% CG로 만든 것이다.
후반부 건물이 붕괴되는 장면은 미국에 가서 미니어처로 건물을 만들어 찍었다. 김 감독은 “돈이 없어 미국에 못 갈 뻔 했는데 그 장면이 없으면 완성도가 떨어질 것 같아 촬영했다. 건물 붕괴장면을 유심히 봐 달라”고 말했다.
볼거리가 많은 대작영화임에는 틀림없으나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이와 함께 보기 적당할지는 의문이다. 재난이 초반에 발생하고 그 이후부터는 불 앞에서 사투를 벌이는 인간군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보고 나면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25일 개봉. 12세 관람가.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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