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 “선전포고 하자” 1만여명 日대사관 포위 격렬 시위
양국 수교 40주년 기념일(9월 29일)을 앞둔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민족감정까지 뒤엉켜 폭발하고 있다. 특히 일본을 향한 중국인들의 적대감이 쉽게 사그라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중국 곳곳에선 일본의 센카쿠열도 국유화 조치가 단행된 11일 이후 8일째 격렬한 반일 시위가 이어졌다.
◇센카쿠 해역 팽팽한 대치=중국인들이 국치일로 여기는 만주사변 기념일인 18일 오후 5시20분 중국 해양감시선 3척이 센카쿠 영해 안에 진입했다. 일본 순시선의 강력 경고로 6시쯤에는 영해 밖으로 나갔다. 지난 14일 이후 두 번째 영해 진입이다. 일본은 영해를 침범당했다며 강력 반발했다고 NHK방송은 전했다.
앞서 중국 해감선 10척과 어업감시선 1척은 센카쿠 우오쓰리 섬 주변 접속수역(연안선 기준 12∼24㎞ 해역)을 항해했다. 지금까지 이 일대에 나타난 중국 선박 중 최대 규모다. 일본 순시선이 경고하자 어업감시선은 “당신들이 떠나라”고 대응했다. 전날 출항한 중국 어선 1000여 척은 센카쿠 일대에서 조업을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해상경비행동’ 발령에 대비해 자위대 함정, P3-C 초계기 파견 등 경계조치를 격상시켰다. 일본 해상보안청(해경)은 무장공작선 나포에 사용하는 대형 순시선을 파견했다. 대만 어선 60여 척은 센카쿠 해역 시위를 위해 22일 출항할 예정이다. 홍콩 시위대의 센카쿠 출항은 연기됐다. 이 와중에 일본인 2명은 헤엄을 쳐서 우오쓰리 섬에 상륙했다.
◇‘국치 잊지 말자’ 대대적 시위=일본대사관이 위치한 베이징시 량마차오루는 오성홍기로 붉게 물들었다. 1만여명의 성난 인파는 대사관 정문 앞 7차선 대로를 가득 메웠다.
중국 국기와 마오쩌둥(毛澤東) 초상을 앞세운 이들은 “국치일을 잊지 말자” “일본에 선전포고하자” 등을 외쳤다. 흥분한 시위대는 대사관 정문 앞에서 생수병, 음료수캔, 달걀, 과일, 돌멩이 등을 무수히 집어던졌다. 건물 안팎은 생수병 수천개와 깨진 달걀로 뒤덮였다. 중국 당국은 무장공안 수천명을 동원, 시위대의 건물 난입을 막았다. 시위대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 사진과 일장기를 발로 짓밟았다. 노다 총리와 개를 합성한 사진도 등장했다. 상하이 일본총영사관 앞에서도 1만6000여명이 몰려 ‘중일전쟁 개시’ ‘일본인을 쓸어버리자’ 등을 외쳤다.
반일 시위는 이날 오전 9시18분 중국 100여개 대도시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만주사변일인 ‘9·18’을 잊지 말자는 취지다. 랴오닝, 간쑤, 윈난, 쓰촨성 등 지방정부는 사이렌을 울렸다. 중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단은 일본에서 개막한 배드민턴 경기에 불참했다. 저우룬파, 저우제룬, 왕페이 등 중국과 대만의 유명 연예인도 항의성명을 냈다. 앞서 15일 베이징 시위 현장에는 1949년 이후 처음으로 대만기도 등장했다고 연합보가 전했다.
◇일본 정부 긴박한 움직임=일본 정부도 정보연락실 설치, 긴급 각료회의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재중 일본 기업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NHK방송은 그가 “(중국 시위가) 폭도화하고 있다”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외교 채널뿐만 아니라 민간부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국에 냉정한 대응을 요구하기로 했다.
남혁상 기자,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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