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美시위 이슬람권 전역 확산… 동맹국 영국·독일 대사관도 불타
이슬람권을 모욕하는 영화에서 촉발된 반미 시위가 이슬람 안식일인 14일(현지시간) 중동 전역으로 확산됐다. 시위는 아프리카, 아시아까지 번졌다. 공격 대상도 독일 영국 등 서방국가들로 확대됐다. 동시다발적인 시위대와 경찰 간 유혈 충돌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릐수단주재 독일, 영국 대사관도 피습=이슬람 국가인 아프리카 수단 시위대 수만명은 시위를 벌이다 수도 하르툼 주재 영국과 독일 대사관에 난입, 건물을 파괴하고 불을 질렀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두 대사관의 창문과 가구 등 집기류는 심각하게 파손됐고 이어 화염에 휩싸였다. 수단 경찰은 독일과 영국 대사관을 에워싼 시위대 5000여명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다.
미 텍사스대에서는 이날 오전 “캠퍼스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중동 억양을 쓰는 남자의 협박 전화를 받고 직원과 학생들을 급히 대피시켰다.
릐이슬람 전역 시위 확산=시위의 진앙지 이집트에서도 전국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카이로 중심부 미 대사관 인근 타흐리르 광장은 돌과 화염병, 최루가스, 각목이 오가는 전장으로 변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불탄 차량이 뒹굴고 시위대는 아랍어가 쓰인 검은색과 초록색 깃발을 흔들며 “오바마가 우리를 공격했다”는 구호를 외쳤다.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을 만든 제작자 이름을 부르며 복수를 다짐하기도 했다. 이날 전국적인 저항을 촉구했던 무슬림형제단은 “타흐리르 광장 외의 집회를 취소한다”고 밝혔지만 시간이 갈수록 시위대 규모는 커졌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방문 중인 레바논에서는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인도 북부 카슈미르 지역에서는 10곳에서 1만50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하이데라바드의 시위대는 성조기를 밟고 불태웠다. 방글라데시 다카에선 1만여명이 이스라엘 국기와 성조기를 불태우고 신발을 벗어 흔들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전날 격렬한 시위로 4명이 숨졌던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이날도 미 대사관 앞에서 2000여명이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시위대에 총을 쏘고 물대포와 최루탄을 동원해 대사관을 지켰다.
리비아 경찰은 11일 밤 벌어진 영사관 공격 용의자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리비아 영사관 공격 배후로 지목된 단체인 ‘안사르 알샤리아(이슬람율법 수호자)’는 “시위나 공격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릐착잡한 미국=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리비아인 아무도 본 적이 없는 영화 한 편 때문에 리비아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미국 대사가 죽었다는 사실에 많은 미국인이 배신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콜로라도주 덴버 선거유세 도중 “테러를 저지른 자는 반드시 처벌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대다수 리비아 국민은 지난해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 축출에 미국이 개입한 것을 환영했다”고 상기시켰다. 전날 “이집트는 동맹국이 아니다”고 말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무하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시위대 폭력을 막아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미국 본토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FBI와 국토안전부는 공동 작성한 정보 공람에서 “문제의 영화에 관심이 커지면서 미국 안팎에서 폭력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8일 이집트 알나스TV가 ‘무슬림의 순진함’ 영화 장면을 아랍어 자막과 함께 방송했는데도 미 정부는 위험에 대비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김지방 양진영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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