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종목 그들만의 승부] (1) 양궁

Է:2012-09-1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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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기종목 그들만의 승부] (1) 양궁

국내관중 0명… 고요에 익숙해진 선수들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이 딴 메달은 모두 28개다. 이중 소위 인기종목에서 건진 메달은 축구의 동메달1개에 불과하다. 모두 양궁, 사격, 펜싱, 레슬링, 유도, 체조, 태권도 등 비인기종목에서 금메달 13개를 획득해 올림픽 원정 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온 국민은 이들 종목 결승이 열리는 날 밤잠을 설치며 환호했고, 선수들은 ‘영웅’이 됐다. 지난 13일로 런던올림픽이 폐막한 지 꼭 한 달이 지났다. 이들 비인기 종목은 여전히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아니다’이다. 올림픽이나 국제대회 때만 되면 환호를 받다가 이내 사그라지는 이들 비인기 종목의 현실을 직접 현장을 돌아다니며 살펴봤다.

양궁은 올림픽에서 명실상부한 한국의 효자종목이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양궁은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한국이 종합 5위라는 역대 올림픽 원정 최고 성적을 올리는데 선봉장 역할을 했다. 온 국민들은 한밤중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결승전을 보며 열광했다. 올림픽이 폐막한 지 한 달가량 지난 뒤 국내에서 열린 제44회 전국종합양궁선수권대회는 많은 관중이 찾아오고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을까.

12일과 13일 이틀간 경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열린 이 대회 단체전, 개인전 결승에는 단 한 명의 관중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 대회는 고교·대학·실업 소속팀 선수들이 총출동해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실제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남녀 선수 6명 중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한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를 제외한 5명이 이 대회에 출전했다.

올림픽에서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고 들어간 경기장에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대회 관계자 100여명만이 열심히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고요한 정적 속에 ‘탱’하고 활시위를 놓는 소리와 화살이 과녁에 명중하는 소리, 점수 체크 시간을 알리는 기계음만이 경기장에 울려퍼질 뿐이었다. 한 두 명이 관중석에 앉아있어 혹시나 하고 “관중이냐”고 물어보자 이내 어느 팀 감독이라는 답만 들어왔다. 한 실업팀 감독은 왠 관중을 찾느냐는 듯 “지금까지 국내대회에서 관중이 들어오는 것을 못봤다”고 했다. 그래도 관중은 있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초청으로 한국에 온 미얀마 대표선수단들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큰 양궁대회라는 것을 알고 견학을 온 이들은 신기한 표정으로 금메달리스트인 오진혁(31·현대제철), 대표팀 에이스 임동현(26·청주시청)과 기념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13일 열린 개인전 결승에선 임동현이 오진혁에 6대 5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전날 단체전에서 1위를 차지한 임동현은 대회 2관왕이 됐다. 하지만 임동현과 오진혁 등 모든 선수들은 어떤 세리머니도 없이 경기가 끝나자 곧바로 장비를 챙겨 숙소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실었다.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오진혁은 “올림픽에서의 인기가 채 한 달을 못가는 것 같다”고 했다. 오진혁은 “국제대회 나갈 때 우리 선수들의 최대 단점이 관중 소음”이라며 “국민들이 시간을 내 직접 찾아오시면 이런 단점도 고칠 수 있다. 양궁의 묘미를 음미하며 응원해주고 같이 사진도 찍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예천=글·사진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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