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정원교] 수교 20주년 ‘韓·中 우호의 밤’
“한·중 양국은 20세기 후반 한동안 서로 단절된 상태에 있었다. 이로 인해 상호 간 이해에서 공백이 생겼다. 많은 중국인은 한국의 역사와 현황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번 기회에 이웃 나라를 좀 더 이해하게 되기를 바란다.”
궈샤오링(郭小凌) 중국 수도박물관장은 ‘조선시대 사람들의 한평생’ 전시회 축사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전시회는 한·중 수교 20주년에 맞춰 지난 24일 수도박물관 1층에서 시작됐다. 조선시대 사람들의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한평생을 보여주는 이 전시회는 한 달 동안 계속된다.
이날 저녁 수도박물관 로비에서 열린 ‘한·중 우호의 밤’ 행사는 양국 문화가 어우러진 자리였다. 우리의 해금과 가야금, 중국의 비파와 주디(竹笛·대나무로 만든 피리 종류) 4중주에서는 양국 민요 아리랑, 모리화 등이 연주돼 색다른 맛을 느끼게 했다.
한복 패션쇼는 사계절을 표현한 한복 50벌의 은은한 색감이 호평을 받았다.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 8벌도 곁들여졌다. 화문석 위에서 펼쳐진 궁중무용 춘앵무(春鶯舞)는 정중동(靜中動)의 아름다움을 한껏 과시했다. ‘왕의 행렬’이라는 이름으로 궁중복식 패션쇼도 진행됐다.
이번 행사를 개최한 국가브랜드위원회 이배용 위원장은 두 나라 문화의 어울림을 보여주고 우리 궁중 문화를 소개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진 만찬도 야채고기 밀쌈, 비빔밥과 미역국, 갈비구이, 수정과와 떡 등 메뉴 선정부터 그릇에 이르기까지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한·중 우호의 밤은 이처럼 우리 측이 ‘디테일’에 상당한 공을 들인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 측 참석자들의 표정이 대체로 무덤덤했던 게 마음에 걸렸다. 한 중국 기자는 한국의 전통 음악이나 복식이 중국과 다르긴 한데 대단한 울림을 주는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우리 측이 디테일에 치중하느라 양국 문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이라는 큰 틀을 덜 고민했던 탓은 아니었을까. 예를 들어 왕의 행렬을 보면서 중국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리 측 한 관계자는 “작년 프랑스 한국주간 행사 때 궁중복식 패션쇼에 대한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프로그램에 넣은 것 같다”고 했다.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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