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정치적 판결’… 보시라이 형사처벌 면할 듯
‘세기의 재판’은 예상대로 정치적 판결로 끝났다.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20일 안후이성 허페이(合肥)시 중급인민법원에서 고의살인죄로 사형유예를 선고 받았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사형유예는 사형을 선고하되 집행을 2년간 유예하는 판결로 장기징역형과 같은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살인범에게 사형 선고가 내려진다는 점에서 특혜 판결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구카이라이는 9년 뒤면 가석방될 수도 있다. 중국에서 사형유예의 경우 2년 뒤 대부분 종신형으로 감형된다. 종신형을 복역하는 재소자에게는 7년이 지나면 치료 목적으로 가석방될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검찰은 재판에서 구카이라이가 만성불면증, 편집증 등으로 치료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종범으로 기소된 보시라이 집안 집사 격인 장샤오쥔(張曉軍)에게는 징역 9년이 선고됐다. 구카이라이를 비호한 혐의로 기소된 궈웨이궈(郭維國) 전 공안국 부국장 등 충칭시 전 고위 공안간부 4명에게는 이날 같은 법정에서 징역 11∼5년형이 선고됐다.
◇보시라이 어떻게 되나=이번 재판은 당초부터 공청단·태자당·상하이방이라는 3대 정치 파벌 간 ‘물밑 거래’에 의한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나돌았다. 보시라이는 빼고 구카이라이만 고의살인죄로 기소한 데 이어 사형유예 판결을 내린 것은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지난 9일 열린 재판 당시에도 법정에서는 보시라이의 ‘보’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 방청객이 서방 언론에 전했다. 즉 이번 재판 전 과정은 보시라이가 구카이라이와 범죄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시켜 준 것이다.
이에 따라 보시라이가 형사처벌될 가능성은 아주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현재로서는 보시라이의 기율 위반 부분을 놓고 당직 박탈과 연금 등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변수가 있다면 당 지도부가 보시라이 처리를 놓고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점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상무위원 인선을 놓고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해 18차 당대회 일정을 잡지 못했다는 얘기가 있다”며 “보시라이 처리 문제도 이와 맞물려 있다”고 전했다.
◇18차 당대회 준비 속도 낸다=당국은 구카이라이에 대한 재판이 마무리됨에 따라 국면 전환을 위해 언론과 문화 활동에 대한 통제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메이닝화(梅寧華·58) 북경일보 사장 겸 당서기는 지난 17일 북경일보 부서기로 좌천됐다. 북경일보는 공산당 베이징시위원회 기관지다. 북경일보는 보시라이가 실각한 2주일 뒤 “우리가 언제 최고 지도자를 총서기라 불렀나”라는 글을 게재하는 등 후진타오 총서기에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국은 지난 18일 제9회 베이징독립영화제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의 다큐멘터리 ‘미안해요(深表遺憾)’가 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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