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털어 나눠 준 스페인 ‘로빈 후드’ 시장… 긴축재정 반대시위 영웅으로 떠올라
스페인 작은 도시의 시장이 ‘로빈 후드’가 됐다. 재정 적자로 시 예산이 대폭 줄어들자 슈퍼마켓을 털어 가난한 주민들에게 나눠준 것.
로이터통신은 19일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소도시 마리날레다에서 좌파연합 소속의 후안 마누엘 산체스 고르디요(60) 시장이 노동조합원들을 이끌고 까르푸 등 대형슈퍼마켓 2곳에서 식품과 생필품을 가져다 극빈층에 나눠주었다고 보도했다. 조합원들은 슈퍼에 들어가 카트에 음식과 생필품을 가득 담은 뒤 계산을 하지 않고 유유히 빠져나왔다. 고르디요 시장은 슈퍼 밖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7명은 경찰에 붙잡혔지만 고르디요 시장은 선출직으로서 면책특권을 갖고 있어 체포되지 않았다. 그는 로이터에 “21세기에 굶주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스페인의 현실을 고발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고르디요 시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로빈 후드로 불리며 일약 긴축 재정 반대 시위대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칼 마르크스처럼 수염을 잔뜩 기른 그가 거리에서 로이터와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시민들이 몰려와 포옹하고 환호를 보냈다. 언론은 그에게 로빈 후드 시장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집권 국민당의 알폰소 알론소 대변인은 “그렇다고 고르디요 시장이 로빈 후드나 노팅엄의 보안관이 될 수는 없다”고 비난했다.
고르디요 시장은 수도 마드리드까지 긴축 반대 행진도 벌이고 있다. 마리날레다에서 30년간 시장을 맡으며 집단농장 시스템을 도입한 그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도 부채 상환 거부와 정리해고 중단, 중앙정부의 재정감축 반대 등을 설득하고 다닌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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