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245명 출연 태극드라마에 지구촌 매료… 17일간 감동 연속 아름다운 투혼

Է:2012-08-1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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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런던으로.’ 1948년 산 넘고 물 건너 초라하게 런던 땅을 밟은 51명의 태극 전사들. 광복 이후 처음으로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올림픽에 나섰던 그들은 열악한 환경에도 동메달 2개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64년이 흐른 2012년. 런던 땅을 다시 밟은 그들의 후예 245명은 선배들의 영광이 깃든 그곳에서 사상 최고의 드라마로 70억 지구촌을 매료시켰다.

1948년 제14회 런던올림픽. 대한민국은 ‘KOREA’라는 국호로 당당히 태극기를 앞세우고 처음으로 출전했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 선수들에게 세계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 국민과 고(故) 이병학(1900∼63) 총 감독이 이끈 한국 선수 51명은 올림픽 무대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한국은 올림픽 첫 출전에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역도 미들급에 출전한 김성집(93·현 대한체육회 고문)과 복싱 플라이급에 출전한 한수안(1926∼98)이 주인공이다. 시상대에 태극기가 올랐다는 소식을 라디오로 들은 국민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한국 스포츠의 오늘을 만든 위대한 첫걸음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리고 64년 만에 다시 런던에서 열린 올림픽. 이름 없는 소국이었던 한국은 당당히 5위(한국시간 12일 오후 6시40분 현재)에 올라 스포츠강국으로 우뚝 솟아올랐다. 한 편의 잘 연출된 드라마에 국민들은 열광했다. 세계는 놀라워했고, 한편으로는 부러워했다.

가장 먼저 금메달 소식을 전한 선수는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33·KT)였다. 진종오는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합계 688.2점을 쏴 한국 사격 첫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수영의 박태환(23·SK텔레콤)은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충격적인 실격 파동을 딛고 은메달을 따냈다. 여자 양궁은 29일 단체전에서 7연패를 달성해 금메달 행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30일에는 한국 선수단을 뒤흔든 사건이 일어났다. 여자 펜싱 에페 4강전에서 신아람(26·계룡시청)이 1초를 남기고 심판이 시계를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억울한 역전패를 당한 것. 최악의 오심에 한국 선수단은 분개했고, 동시에 불끈 힘을 냈다.

남자 유도 81㎏급의 김재범(27·한국마사회)은 31일 올레 비쇼프(독일)를 꺾고 세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8월 1일은 금맥이 터진 날이었다. 여자 25m 권총에서 김장미(20·부산시청)가, 남자 유도 90㎏급에서 송대남(33·남양주시청)이, 여자 펜싱 사브르에서 김지연(24·익산시청)이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연인 사이로 알려진 여자 양궁의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와 남자 양궁의 오진혁(31·현대제철)은 나란히 개인전을 제패해 ‘신궁 금메달 커플’이 돼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남자 펜싱 사브르는 3일 단체전에서 한국의 역대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5일엔 진종오가 남자 사격 50m 권총에서 우승해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효자’ 양학선(31·현대제철)은 6일 남자체조 도마에서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다음날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급에 출전한 김현우(24·삼성생명)는 8강전에서 오른쪽 눈을 다쳐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외눈 투혼’으로 금메달을 따내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태권도 여자 67㎏급의 황경선(26·고양시청)은 11일 ‘금빛 발차기’로 한국에 13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11일 남자 축구가 일본을 누르고 한국 축구 사상 첫 메달을 획득한 사건은 이번 올림픽의 백미였다.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한 ‘우생순’ 여자 핸드볼과 여자 배구. 여자 다이빙에서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최선을 다한 ‘막내’ 김수지(14·울산 천상중). 바벨에 마지막 키스를 보낸 여자 역도의 장미란(29·고양시청)…. 이들이 보여준 투혼은 국민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메달을 땄건 못 땄건 태극전사 245명 모두가 ‘17일간의 런던올림픽 드라마’ 주인공이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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