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국민 요정’ 4년 뒤 ‘리우 여왕’ 꿈꾼다… 곤봉 떨어뜨렸지만 환상 연기로 5위

‘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가 희망을 쐈다. 비록 자신의 올림픽 첫 무대에서 5위에 그쳤지만 다음 올림픽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손연재는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아레나에서 벌어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후프(28.050)-볼(28.325)-곤봉(26.750)-리본(28.350점) 종목에서 합계 111.475점을 기록,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고 성적인 전체 5위에 올랐다.

이날 연기를 펼친 10명 중 나이가 가장 어린 손연재는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첫 번째 연기인 후프에서 4위로 출발한 손연재는 볼에서는 예선과 달리 실수 없이 마무리, 순위를 3위로 끌어올리며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평소 약점으로 지적됐던 곤봉 연기 중 위로 던진 곤봉 2개를 다 놓쳐 약 1점의 감점을 당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손연재는 “곤봉을 놓치는 순간 이번 올림픽 메달은 끝났다고 생각했다”면서 “런던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니까 다음에 잘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동메달을 딴 류보 차르카시나(벨라루스)에 불과 0.225점차로 뒤져 아쉬움을 더했다.

동양권 선수로는 유일하게 10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한 손연재는 각국 심판들로부터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심판진은 손연재의 연기에 “훌륭한 퍼포먼스였다. 아름다우면서도 힘이 있었다. 연결동작 하나하나가 잘 짜여졌다”며 그녀의 연기를 높이 평가했다.

손연재는 “오늘 곤봉 연기를 잘했다면 아마도 경기 후 울었을 텐데 약점을 새로 발견했기에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며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지난 1년반 동안 러시아에서 훈련해 온 손연재는 “옐레나 리표르도바 코치가 ‘너는 행운아다. 어린 나이에 올림픽을 경험했고 실력을 키우면 4년 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충분히 금메달을 노려볼 만하다’고 격려해 줬다”고 소개하고 “다음 목표는 즐기는 리듬체조”라며 밝게 웃었다.

런던=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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