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점유율 세계1위 中화웨이, 혹시 도청 스파이?… 커지는 의심
자신이 사용하는 휴대전화에 도청 장비가 숨겨 있어 통신 내역이 그대로 유출된다면. 특정 통신장비에 해킹 장비가 내장돼 있어 스파이 도구로 사용된다면.
‘007 영화’의 내용이 아니다. 미국이나 서방 국가의 방첩·정보기관들이 실제로 우려하고 있는 사항이다.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Huawei) 때문이다.
자산 규모 320억 달러(36조2720억원), 종업원 14만명을 거느린 화웨이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18조4800억원이라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화웨이는 그동안 전 세계 통신장비업체 중 시장점유율 2위였다. 부동의 1위는 스웨덴의 에릭슨. 그러나 올 상반기 실적 발표로 순위가 바뀌었다. 화웨이가 1위로 등극한 것이다. 휴대전화를 포함한 단말기 사업에서 뛰어난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미국과 서방국들이 우려하는 것은 매출 규모가 아니다. 서방의 정보기관들은 화웨이가 전 세계 140여개국에 공급하는 통신장비들에 이른바 백도어(back door)가 숨겨져 있는 것 아니냐는 상당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가 4일자 최신호에서 전했다. 백도어는 원래 시스템 관리자가 보수 등을 이유로 의도적으로 열어놓은 구멍이라는 뜻이지만, 해킹에 취약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서방국들은 중국 정부기관이 화웨이가 공급하는 네트워크 장비를 활용해 평상시 도청할 수 있다고 의심한다. 또 전쟁이 일어날 경우 통신 자체를 끊어버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가 어느 순간 막강한 무기가 되는 셈이다.
미국 등은 화웨이가 민영 기업이지만 중국 인민해방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런 정페어는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이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화웨이가 공급하는 통신장비와 서버 등이 스파이 도구로 이용돼 미국 안보를 해칠 수 있다며 수입 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화웨이 제품을 이용해 미국 업체와 정부 기관의 주요 정보를 쉽게 빼낼 수 있고, 이메일을 열어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 시장 잠식을 위해 정부 자금으로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보고 있다.
이런 불신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화웨이에 대한 견제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올 초 호주는 대규모 전국 고속 인터넷 네트워크 설치 프로젝트에 화웨이의 입찰을 허용하지 않았다. 인도는 화웨이와 중국 정부의 유착 때문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의 점유율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매출액 증가율 15%는 쉽게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마오쩌둥의 전술을 영업에 접목시켰다. 농촌에서 혁명을 이뤄낸 뒤 도시로 포위해 들어간 마오쩌둥처럼 대형 경쟁업체들이 이미 장악한 대도시보다는 저렴한 첨단제품을 앞세워 농촌 지역부터 치고 들어간 뒤 도시 지역을 서서히 잠식해가는 전략이다.
미국 일부 언론들은 미국이 수입 규제를 할 경우 미·중 간 통신안보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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