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같은 ‘유학파’ 덩샤오핑式 개혁 따를까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2일 방북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북·중 경제협력을 강조하면서 중국식 개방 모델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프랑스 유학을 통해 자본주의를 체험한 뒤 개혁·개방을 추진한 덩샤오핑(鄧小平)을 ‘유학파’ 김 제1위원장이 모델로 삼을지 주목된다.
◇분주한 북한=왕 부장이 돌아간 다음날인 4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베트남과 라오스 공식 방문길에 올랐다. 이용남 무역상, 강민철 채취공업상 등 경제 관련 각료들이 대거 동행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에도 이광근 합영투자위원장과 안정수 경공업상 등을 데리고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다녀왔다. 이 같은 행보는 다른 국가의 개혁·개방 사례를 연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은 지난 1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새 지도자가 지식기반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의 경제개혁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군부가 설립한 외자유치 기구인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도 지난 5월 초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또 다른 외자유치 기구인 내각 합영투자위원회의 영향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숙청 등 개혁·개방에 반발하는 군부 세력 약화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시늉만 냈던 중국식 개방, 김정은의 선택은?=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대 들어 한때 시장 역할을 확대하는 ‘7·1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실시하고 개성과 금강산 특구를 지정하는 등 중국식 개혁·개방의 모양새를 취했었다. 하지만 계획경제와 수령경제를 포기하지 못한 채 2009년 화폐 개혁 등을 하며 폐쇄적으로 돌아섰다.
북한은 지난 6월 말 협동농장 작업조를 잘게 쪼갠 후 생산 실적에 따라 생산물을 국가와 작업조가 일정 비율로 나눈다는 ‘6·28 방침’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농업의 탈집단화를 추진했던 덩샤오핑 식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이 실패한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고, 중국 지도부와의 관계 설정 등을 위해 적극성을 띨 것이라는 전망도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에 들어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받아들이기에는 여전히 부담이 크다는 반론도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5일 “김정은이 새로운 경제관리 개선방식 도입을 역설하면서도 사회주의 원칙을 고수하라는 모순된 지침을 하달하고 있다”며 “근본적 개혁·개방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