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상영관서 ‘배트맨식 학살’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 오로라시의 한 심야 영화관에서 20일 새벽(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2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고 AFP통신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2007년 재미교포 조승희씨가 저지른 버지니아공대 사건 이후 미국 내 최악의 총기 사고다.
외신은 밤 12시30분쯤 극장 내 9번 상영관에 백인 남성 제임스 휴스(24)가 얼굴에 방독면을 쓰고 방탄복을 입은 채 나타나 별안간 연막탄과 최루탄을 터뜨리며 총기를 난사했다고 전했다. 극장에서는 배트맨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액션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상영 중이었다.
현장에 있던 폴 오터마트씨는 “롱코트를 입은 한 남자가 최루탄 같은 것을 군중에 던지자 (영화의 한 부분인) 깜짝쇼인 줄 알았는데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총탄이 벽을 뚫는 바람에 옆 8번 상영관에 있던 관객들까지 부상을 입었다. 관객들은 10~20발의 총소리와 함께 무언가 폭발하는 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영화를 흉내낸 모방 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방독면 착용은 영화 속 악당 베인의 특징이다. CNN은 “범인이 영화관 안에서 무작위로 피해자를 골라 총을 쏘았다”는 목격자의 말을 보도했다.
극장에는 16개 상영관이 있었으며,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상영하는 관은 그 중 3개였다. 사고일은 전 세계에서 19일 동시 개봉한 이 영화의 상영 첫날이기도 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가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50명의 사상자들은 인근 콜로라도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중에는 생후 3개월 된 아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영화관 뒤편 주차장에서 휴스를 붙잡았다. 휴스는 방독면과 칼, 소총과 권총 각각 1정씩을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휴스가 사고 현장에서 8㎞ 떨어진 자신의 아파트 건물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애도성명을 통해 “지극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오로라 주민들을 위해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덴버에서는 1999년에도 고등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13명이 숨지고 24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영웅 배트맨과 악당 베인의 대결을 다룬 영화로, 미국에서는 악당 ‘베인’이 공화당 밋 롬니 후보가 운영하던 회사 ‘베인캐피털’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민주당 측의 호응을 받았다. 영화사 측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예정된 프로모션 행사를 취소했다.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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