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은 ‘K리그의 델 보스케’… 제로톱 전술로 최근 3승1패
“팀보다 강한 개인은 없다!”
제로톱으로 스페인을 ‘유로 2012’ 정상에 올려놓은 델 보스케(62) 감독의 지론이다. 그의 지론에 고개를 끄덕이는 K리그 감독이 있다. 바로 포항 황선홍(44) 감독이다. “공격수들이 다쳐서 못 뛰고, 그 때문에 골이 안 터지니 자연스럽게 팀플레이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황 감독은 지난 6월초부터 고정된 스트라이커를 쓰지 않는 제로톱 구상에 들어갔다고 했다. “절대 스페인을 따라한 것이 아닙니다. 선수들 구성이 다르니 따라하려고 해도 안 됩니다.”
황 감독은 짧은 시간에 포항을 위한 ‘맞춤 제로톱’을 완성시켰다. 스페인 제로톱과 포항 제로톱은 어떻게 다르냐고 물어 봤다. “스페인은 짧은 패스 위주로 점유율 축구를 합니다. 우리는 속도 위주로 템포를 살리는 플레이를 하죠.”
포항은 지난달 17일 치른 서울전에서 처음으로 제로톱을 구사했다. 결과는 1대 0 승리. 모험이 통했다. 황 감독은 제로톱으로 승부를 건 4경기에서 3승 1패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강팀으로 꼽히는 서울, 제주, 수원이 모두 나가떨어졌다. 제로톱의 위력을 확실히 보여 준 경기는 지난 1일 열린 수원전이었다.
“공격 속도와 연계 플레이가 기대 이상이었죠. 정말 만족스러운 경기였습니다. 선수들이 이제야 제로톱에 눈을 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2년차 미드필더 신진호의 움직임이 좋더군요.”
신진호는 이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5대 0 대승을 이끌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일 신진호를 19라운드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제로톱에 재미를 들인 황 감독은 앞으로도 계속 이 전술을 고집할까? 그는 아니라고 했다. “상대 팀에 따라 전술이 달라질 겁니다.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이 이 전술에 잘 적응하고 있으니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쓸 수 있겠죠.”
황선홍. 그는 한국축구 특급 스트라이크 출신이다. 그런데 제로톱을 구사한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이기려면 무슨 짓을 못해?’ 승부사로 변신한 황 감독의 생각일지 모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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