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사태 23주년 앞두고 아들 잃은 유가족 자살, 민주인사 홍콩 원정 시위… 中 신경곤두
중국 당국이 다음 주(6월 4일)로 다가온 천안문(天安門) 사태(약칭 六四) 23주년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는 10년 주기 권력 교체가 이뤄지는 18차 당 대회를 앞둔 만큼 더욱 긴장하는 모습이다. 벌써부터 인터넷을 통제하고 있는 데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감지된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서는 28일 ‘천안문’이란 검색어를 치면 “관련 법규와 정책에 따라 검색 결과를 보여줄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뜬다. 검색 사이트 바이두(百度)에서는 일반적인 천안문 관련 정보는 뜨지만 ‘천안문 마마(엄마)’는 검색이 차단돼 있다. 천안문 마마는 1989년 천안문 사태 당시 숨진 희생자들의 유가족으로 구성된 비공식 단체다.
더욱이 지난 24일에는 천안문 사태 당시 아들을 잃은 야웨이린(軋偉林·73)이 베이징에 있는 한 병원 지하 주차장에서 목을 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의 둘째 아들 야아이궈(軋愛國·당시 22)는 천안문 광장에 모인 학생들을 인민해방군이 강제 진압하기 하루 전인 6월 3일 베이징 서쪽 궁주펀(公主墳)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다.
천안문 마마 회원이었던 야웨이린은 아들의 명예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 절망한 나머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그가 남긴 유서에서 드러났다.
천안문 마마는 이에 대해 중앙 정부가 이러한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천안문 사태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천안문 마마의 설립자인 딩쯔린(丁子霖·여·전 인민대학 철학교수)은 “천안문 마마의 회원이 명예 회복을 위한 당국과의 싸움에 지쳐 자살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딩쯔린의 아들(장제롄·당시 17) 역시 천안문 사태 때 숨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의 일부 민주인사들은 천안문 사태 관련 반정부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홍콩으로 건너가고 있다.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해마다 천안문 사태 희생자를 추모하고 이들의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져 왔다.
올해는 이미 지난 27일 오후 3시 이 공원에서 첫 집회가 열렸다. 이날 모인 2000여명은 “천안문 사태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시켜라(平反六四)”라는 피켓 등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한편 천안문 사태 당시 베이징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강경 진압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진 보수파 인물 천시퉁(陳希同·81)은 곧 홍콩에서 출간될 책에서 “나는 꼭두각시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정부패와 권력투쟁이 얽힌 소위 ‘천시퉁 사건’으로 1998년 징역 16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뒤 2004년 심혈관 질환 등으로 조건부 가석방됐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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