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세계 최고 정론지… ‘CEO 해고→ 5개월 공백’ NYT에 무슨일이
세계적 정론지 뉴욕타임스(NYT)에서 지난해 12월 초순 재닛 로빈슨이 최고경영자(CEO) 직에서 물러난 지 5개월 넘게 리더십 공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NYT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주간지 뉴욕매거진은 26일 최신호에서 표면상으로는 아서 설즈버거 2세 회장이 지난해 9월 자신의 60번째 생일에 새 여자친구로 클라우디아 곤잘레스를 소개해 가족·친지는 물론 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한 사건에 주목했다. 2008년부터 부인과 별거중인 설즈버거는 멕시코 국적의 마케팅 재벌이자 구호단체 글로벌 펀드를 운영하는 곤잘레스의 마케팅과 광고 조언을 받게 된다. 물론 전 세계 곳곳으로 로맨틱한 여행을 다니는 연인에 가까운 사이가 됐다.
문제는 20년 넘게 그의 좌장 노릇을 해 온 로빈슨 CEO와 설즈버거 사이에 곤잘레스가 끼어들었다는 점이다. 로빈슨과 설즈버거는 공식석상에 팔짱을 끼고 나타날 정도로 ‘사업상 커플’로 통했다. 뉴욕매거진은 뉴욕타임스 사정에 정통한 전현직 간부들의 말을 인용해 곤잘레스가 그를 해고하도록 종용했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뉴욕매거진은 그러나 새로운 여자친구가 로빈슨의 해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그의 해임을 전부 설명하지는 못한다고 보도했다.
20년 넘게 설즈버거를 보좌하면서 2004년엔 CEO로 전격 발탁된 로빈슨의 호전적인 경영스타일도 한몫했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넷 환경에서 매출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봄 인터넷 기사 유료화를 추진했다. 이를 반대한 인터넷 담당임원 마틴 니센홀츠도 급기야 회사를 그만둘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졌다. 인터넷기사 유료화는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지만 신문광고 수주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인터넷사이트 ABOUT.COM의 인수 등 과도한 투자 실패도 이어졌다. 여기에다 자매지인 보스턴 글로브의 매각을 둘러싼 설즈버거 사촌 마이클 골든(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등 경영)과의 갈등의 골도 깊어만 갔다. 이 같은 갈등의 근저에는 매출감소로 중단된 설즈버거 가문의 대주주들에 대한 배당금(연간 2000만 달러) 등 이익 보전 문제가 자리잡고 있었다. 로빈슨이 CEO가 된 이후 NYT의 주가가 80% 빠졌다는 팩트도 추가됐다.
급기야 설즈버거와 골든은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소집해 로빈슨을 해고했다. 대외적으로는 사퇴라고 발표했다. 대신 퇴직에 따른 보상금으로 2400만 달러를 로빈슨의 손에 쥐어줬다. 이 금액은 NYT그룹 연간 수익의 절반을 차지한다. 연금 등 각종 복지정책이 축소된 노조원들이 반발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한때 70억 달러에 달하던 NYT 자산가치는 이제 인터넷사이트 판도라(20억 달러)의 절반밖에 안 되는 1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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