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포스트 김정일 시대’ 중·미 전문가 인터뷰

Է:2011-12-20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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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포스트 김정일 시대’  중·미 전문가 인터뷰

“北, 짧은 후계과정 극복 시급… 당장 도발 가능성 낮아”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포스트 김정일 시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하면서도 초기의 ‘위기관리’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기만 잘 넘기면 장기적으로 개혁·개방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제시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은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김정은 체제의 미래에 대해 “우선 장례식으로 무난하게 치른 뒤 내부 안정을 이루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진 부원장은 또 “김정일 시대에는 핵무기 개발 등에 힘을 쏟느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며 “이러한 상황을 지켜본 김정은 체제는 민생에 더욱 치중하면서 인민의 생활 개선을 위해 노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내부 혼란 없이 체제를 안정시키고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한국·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6자회담을 거쳐 핵무기 포기라는 수순을 밟기를 바란다”는 응답으로 피해갔다. 그는 “김정은이 아직 너무 어리기 때문에 북한 체제는 지금 위기관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김일성과 김정일이 모두 갑자기 사망했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지금은 후계로 가는 과정이 너무 짧았던 게 과거와 크게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따라서 새로운 지도부 앞에는 중대한 시련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는 “김정은의 앞날은 문제가 많다. 그는 국방위원회를 접수하지도 못했다. 아직 정식으로 입지를 굳히지 못한 것이다”라며 “1인 지배체제를 유지해온 북한의 정치 문화로 불 때 ‘권력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스 교수는 “내부 투쟁이 발생한다면 북한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을 극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북한은 경제적으로 곤란한 데다 외교적으로 고립돼 있기 때문에 중국에 의존하는 정도가 더 커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중국은 북한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며 “북한 최고위층이 안정되지 않고 내부 투쟁이 생긴다면 주변 모든 나라에 해로운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포스트 김정일 시대의 북한이 조만간 도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을 비롯해 어느 누구도 불안정한 북한을 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각국이 북한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쓸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가 안정적으로 갈 것이냐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연구원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새 체제가 들어서더라도 “비핵화에 진전이 없으면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더 좋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새로운 리더십이) 핵 보유에 대한 마음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북한이 비핵화로 방향을 잡을지, 아니면 강경하게 나올지에 대해서는 “북한은 일단 내부적인 업무에 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어 “김정은이 국무를 맡게 되면 외교 문제에 더 많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장례위원회 구성과 관련, “김정은이 노동당 리더라는 점을 내세웠으며, 이를 제고시키려는 노력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동안 김정일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가 모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김정은의 대외활동이 “이때까지 모두 아버지(김정일)와 함께였고, 그의 리더십은 훈련 중이었다”면서 “김정은이 몇몇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것이고 이미 그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특히 “김정은은 내년 1월 8일 29세가 된다”면서 “장군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 연령이 중요하기 때문에 군부와 외교 부분들을 모두 통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체제에서의 도발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새 리더십을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쉽게 예상할 수가 없다”면서 “특히 도발 자체가 북한 상층부의 분열 또는 리더십의 분열이 될 수도 있어 상당히 복잡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특정 부류가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의 불안정은 뜨거운 감자”라며 “어느 나라도 이런 상황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각국이 북한 안정화를 위해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이 북한의 대외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당분간 대외 활동이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 체제와 관련 권력 승계는 궤도에 올라섰으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미 수년전부터 이에 저항하는 인물들이 제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내 권력 상층부 인사들이 김정은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줄 것이라는 점을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김정은은 수년 동안 서구에서 공부를 해 자본주의와 정치개혁을 이해하고 있지만 김일성과 김정일의 정책을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의 새 체제가 단기간 내 도발을 하거나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면서 “그러나 자신의 후계 구축이 완벽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도발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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