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물가지수 개편… 결국 꼼수였다
통계청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때부터 추가한 43개 품목 중 16개 품목의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이거나 연중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품목들의 평균 상승률은 1.5%로 지난 11월 물가상승률(4.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4일 통계청의 11월 소비자물가 자료에 따르면 최근 개편된 물가지수 조사대상에 추가된 43개 품목 중 전년 동월대비 물가상승률이 감소한 품목이 무려 10개였다. 추가 품목 4개 중 1개꼴로 물가가 하락한 것이다.
유모차는 11월 물가상승률이 -17.2%로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자동차용품(-12.4%),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8.2%), 게임기(-8.6%) 등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물가가 감소된 것을 포함해 연중 물가상승률이 최저인 품목도 13개나 됐다. 1∼10월 25∼37%가량 고공행진을 보였던 혼식곡은 11월 물가상승률이 11.7%로 뚝 떨어지면서 연중 가장 낮았다. 지난 4월 가격이 20%나 급등했던 수프는 10월 8.8%에 이어 지난달 5.8%로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 지난 6월 3.6% 상승으로 정점을 찍은 삼각김밥은 5개월 연속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11월 연중최저인 2.3%를 기록했다.
가격이 지난해보다 떨어지거나 올 들어 물가상승률이 최저인 품목은 총 16개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여기에다 장기 약정이나 정부의 가격억제책 등으로 인해 가격변동이 없는, 이른바 물가상승률이 0%인 품목도 가전제품렌털비, 인터넷전화료, 요양시설이용료, 부동산중개수수료 등 4개였다. 사실상 물가안정에 기여한 품목이 신(新)지수 품목 중 절반가량인 20개를 차지한 셈이다. 반면 물가가 다른 달보다 크게 오른 품목은 8개에 그쳤다.
이로 인해 43개 추가품목의 개별 상승률에 가중치를 더해 추산한 평균 상승률은 1.5%에 불과했다. 11월 물가 상승률이 새 지수로 4.2%인 점을 감안하면 새로 추가된 품목이 전체 물가 수준을 낮추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 인하를 유도하거나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떨어진 품목도 적잖아 물가 꼼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지난달 1.8% 내린 스마트폰 이용료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요금인하 정책에 힘입은 바 크며 유모차는 지난해 정부가 ‘가격 감시 조사대상 품목’으로 선정됐다. 수입자동차(-5.6%)는 지난 7월 한·유럽연합(EU) FTA의 발효를 앞두고 수입차 가격이 100만원 내외로 내렸다.
앞서 통계청은 지난달 말 43개 품목이 추가된 신물가지수를 발표했으나 올해 급등세를 보인 귀금속을 조사품목에서 빼고 쌀의 물가 가중치를 크게 낮춰 정부의 연평균 물가목표(4.0%)를 맞추기 위한 ‘꼼수 개편’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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