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에게 듣는다-(16)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전기안전 개념 사후조치서 사고 예방으로 바꿔야”

Է:2011-10-0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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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에게 듣는다-(16)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전기안전 개념 사후조치서 사고 예방으로 바꿔야”

박철곤(59)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은 지난 6월 취임하자마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전기안전공사의 주요 업무는 전기설비 관리감독, 각종 사고·재해 시 전기 응급복구, 감전 등 전기사고 예방 등인데 지난여름은 유난히도 집중호우와 태풍, 큰 행사가 많았고 그만큼 할 일도 많았다. 가정에서 누전 같은 전기 고장이 발생하면 24시간 대기하고 있는 전기안전공사 직원이 달려간다. 침수 피해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전기이고 누전차단기, 콘센트 같은 전기시설을 1초라도 빨리 복구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구 세계육상대회 때는 연 인원 430여명의 공사 인원을 투입해 경기장·선수촌 등의 전기안전 점검을 벌였다.

“전기안전의 개념을 ‘사고 뒤 응급조치’가 아닌 ‘사고 예방’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사장은 최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전기안전공사의 역할이 단순히 전기시설을 유지·보수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기안전과 관련된 신기술을 직접 개발하고, 국내외 새로운 설비·기술을 실생활에 안전하게 적용하는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이 공사의 비전을 ‘전기안전 선도기업’으로 설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1973년 설립된 전기안전공사는 2004년 전기를 끊지 않고 전기설비를 점검하는 ‘무정전검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이 기술을 국가 주요 산업시설에 적용할 경우 연간 5340억원의 정전 피해를 막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의 기대 이상을 채워 주는 ‘고객 감동’도 비전으로 제시했다.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공사의 경직된 조직과 문화가 변화돼야 한다는 것이 박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경직돼 있는 조직과 문화에서는 개인과 회사의 발전이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부의 고졸 채용난 해소와 저출산 해결 노력에도 적극 동참할 방침이다. 향후 신입사원 채용 시 30%를 고졸 출신으로 뽑고 공사 구성원이 셋째 자녀를 출산하면 200만원, 넷째는 3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행정관료 출신이다. 국무총리실에서만 20여년을 근무했다. 현안 조정 능력이 뛰어나 ‘총리실 해결사’라고도 불렸다. 2009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그는 “전기안전공사 사장직을 충분히 수행할 만큼의 전기 지식을 갖고 있다”며 “지난달 정전사태는 관련기관 수장들의 전문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로 인한 파장을 잘못 판단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당시 정전사태는 제대로 보고되지 않아 판단할 시간이 없었다”며 “정전이란 게 보통 일어나는 일이니까 돌아가면서 단전 조치하면 된다고 실무자 차원에서 단순히 생각했던 게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관리자에겐 기술자 수준의 지식은 불필요하고, 사건이 벌어졌을 때의 판단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지난 정전사태는 기술의 문제라기보다 판단과 대처능력의 문제였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국전력공사와 전기안전공사 간의 명확한 업무 분담 필요성도 제기했다. 박 사장은 “전기 생산자인 한전이 배전시설 관리라는 전기설비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전기 생산·공급과 안전의 분리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전기안전 점검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안전 점검 때 공사가 수수료를 받으니까 국민들이 싫어하고 기피합니다. 그러나 작은 돈으로 화재 같은 큰 손해를 막는 것이죠. 전기안전 점검은 자동차보험이나 건강검진처럼 사고 예방을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합니다.”

이런 취지에서 전기안전공사 경기중부지사의 경우 지난달 23일 경기도 광주시와 전기재해 예방을 위한 업무협력(MOU)을 체결했다. 경기중부지사는 지난 7월 집중호우 때 현장사무소를 운영하며 광주시 현진에버빌아파트 등 1600여 가구의 정전기간을 단축시키는 등 재난 복구활동을 벌였다.

박 사장은 그동안 축적된 한국형 전기안전 관리모델과 역량을 해외로 수출할 계획도 밝혔다.

그는 “전기안전공사는 선진국의 전기안전 제도와 기술을 흡수해 한국화하는 데 성공한 것은 물론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이제는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전하는 ‘안전 한류’ 전파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철곤 사장은

△1952년 전북 진안 출생 △81년 한양대 행정학과 졸업 △81년 행시 25회 합격 △82∼91년 국무총리실 행정조정실 △91∼2008년 국무조정실 기획총괄·교육·의정담당 과장 및 총괄심의관, 기획관리조정관, 심사평가조정관, 규제개혁조정관 △2008∼2009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2011년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14대)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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