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 정종관 “돈 받은적 없다” 자살 하루전 스승에 전화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3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유나이티드 정종관(30) 선수가 자살하기 전날 학창시절 자신을 가르쳤던 축구 지도자와 통화하면서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선수의 중학 시절 축구 스승인 A씨는 31일 “정 선수가 자살하기 하루 전인 29일 오후 10시30분쯤 (내게) 전화를 걸어와 ‘저는 돈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 선수는 “다만 누가 부탁을 해서 (승부조작과 관련이 있는) 한 선수를 소개시켜 주고,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A씨는 전했다.
이어 정 선수가 “창원에 한번 내려가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이유를 묻자 “변호사를 선임해야겠는데 알아봐 달라”는 통화를 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A씨는 밝혔다. 그는 “다음날 오전 11시를 전후해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끝내 응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종관 선수는 30일 0시50분쯤 서울의 한 호텔에 혼자 투숙했으며 30일 오후 1시40분쯤 목을 매 숨진 채 호탤 종업원에 의해 발견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은 브로커들이 선수들을 매수하는 데 쓴 돈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곽규홍 차장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브로커 2명이 선수들에게 뿌린 2억2000만원의 출처에 대해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로 체포영장이 발부됐거나 소환 예정인 선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확인해 줄 수도, 말해 줄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곽 차장검사는 “특정 경기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수사하다 보면 승부조작이 발견될 수가 있다”고 언급, 이번 사건 이외의 다른 경기도 승부조작 혐의가 포착될 경우 수사에 착수할 수도 있을 것임을 내비쳤다. 특히 구속된 2명의 브로커가 이전에도 승부조작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보면…”이라는 전제를 단 뒤 “그럴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말해 수사의 반경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이 정 선수에 대해 25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에 나선 이후에도 26∼27일 이틀간 정 선수가 송파구청에서 공익 요원으로 근무했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광주FC 골키퍼 성모(31)씨가 브로커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는 시인했으나 선수들에게 건네지는 않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4월 6일 광주-부산전에서 실제로 승부조작이 있었는지에 대해 이틀째 확인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광주FC 선수 소환계획에 대해서는 “아직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함구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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