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33종 도심속 최대 철새 도래지… 생태경관보존지역 한강 밤섬 르포
생태 보전을 위해 출입이 통제됐던 서울 한강의 밤섬이 26일 언론에 공개됐다.
도심 속 최대 규모의 철새 도래지로 자리매김한 밤섬은 야생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순찰선을 타고 밤섬에 도착, 좁은 길을 따라 살펴본 밤섬은 허리까지 자란 물억새와 물쑥으로 뒤덮여 있었다. 곳곳에는 노란 꽃을 피운 애기똥풀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밤섬 안쪽에는 각종 식물들이 장대처럼 자라나 있어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이동률 운영부장은 “밤섬에서 볼 수 있는 나무 중에는 뽕나무와 갯버들이 가장 많은데 모두 한강에서 흘러온 씨앗이 자연스럽게 자라난 것”이라고 말했다.
풀숲 한 쪽에는 둥지에 쌓여 있는 오리알이 눈길을 끌었다. 시 한강사업본부 환경과 박동순 주무관은 “밤섬에는 흰뺨검둥오리, 꿩, 민물가마우지 등이 많이 사는데 5월에는 주로 개개비, 해오라기 등 여름철새들이 짝짓기나 산란을 위해 밤섬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밤섬 인근에 수중 생태 조사를 위해 쳐놓았던 그물을 건져 올리자 팔뚝만한 크기의 잉어와 장어, 참게가 모습을 드러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밤섬 일대에는 어류 39종, 조류 33종이 서식하고 있다.
밤섬은 인근 와우산에서 바라본 모습이 밤알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 밤섬은 하나의 독립된 섬이지만 이전에는 여의도와 이어져 있다가 장마철에 일시적으로 나뉘는 곳이었다. 조선 후기 지도에 밤섬은 여의도와 함께 하나의 섬으로 그려졌다. 고려시대에 밤섬은 유배지였고 조선시대에는 뽕나무 재배지였다. 근대에 들어서는 땅콩 재배지 또는 염소 방목지로 활용됐다.
밤섬은 한때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정부가 1차 한강개발을 시작하던 1968년 2월 한강의 물을 잘 흐르게 하고, 여의도 둑에 쌓을 석재를 구하기 위해 밤섬을 폭파했기 때문이다. 이후 밤섬은 10여개 섬으로 나뉘어 있다가 한강 상류로부터 흘러내린 토사가 쌓이면서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됐다. 밤섬의 면적은 매년 4200㎡씩 늘어 지금은 27만3503㎡에 이른다.
류경기 한강사업본부장은 “2년마다 한번씩 추석쯤에 이전에 밤섬에 살던 주민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전했다.
밤섬은 1999년 8월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지만 서강대교와 마포대교에서 밤섬을 살펴볼 수 있다. 밤섬에서 촬영된 영화 ‘김씨표류기’를 통해서도 밤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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