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前 대통령 서거 2주기… 야권 통합 불씨될까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2주기 추도식에는 민주당 손학규·민주노동당 이정희·진보신당 조승수·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등 야당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맨 앞줄에 나란히 앉아 인사를 나눈 이들은 강만길 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장의 추도사 땐 함께 눈을 꼭 감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오자 일어나 주먹을 흔들며 합창했다. 추도식에 앞서 진보신당 조 대표를 제외한 야3당 대표는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와 오찬도 가졌다.
특히 문재인 이사장은 추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격적인 야권통합을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오늘로 2주기의 큰 행사를 마쳤다. 앞으로 우리 쪽 지도자급들이 두루 만나서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제 개인의 정치적 역할을 묻는다면 대답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야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고 정당들끼리만 만나서는 쉽지 않다. 시민사회가 중재도 해야 하고 독촉도 해야 하는데 그런 역할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북지사도 “(문 이사장이) 야권 대통합을 위해 노력하시겠다고 했으니 큰 도움을 주실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는 이어 “손 대표께서 야권연대를 위해 민주당을 이끌고 가는 것도 원칙을 지키는 것이지만 나는 젊은 민주당의 정신을 지켜 나가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나무의 가지가 줄기 역할을 하면 그 나무가 자빠진다”며 손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안 지사는 “손 대표를 공격한 게 아니다. 당원으로서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개인적인 소신을 얘기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손 대표 지지의사를 밝힌 바 있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의 사람들이 하나의 정파로 나서는 건 반대한다”며 “손 대표나 문 전 실장 등 중도·진보 성향의 분들이 대선에서 힘을 합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시민 대표는 “오늘은 말씀드릴 게 없다”며 몸을 낮췄다.
‘슬픔을 넘어 희망으로’라는 이름으로 열린 추도식에는 빗속에서도 여야 정치인들과 일반 시민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추도식 직후 사저에서 손 대표를 만나 “상처가 아물었나 싶었는데 바로 어제 같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날이 갈수록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마음이 더해지고 그 뜻이 더욱 새로워진다.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 꼭 이뤄내겠다”고 답했다.
김해=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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