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돌보는 ‘작은 예수운동’ 펼쳐야”… 한국기독교학술원 ‘한국교회 진단’ 강연회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윤)은 23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교회를 진단한다’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한국교회를 역사적 신학적 윤리적 관점에서 해부하고 발전적 대안을 모색했다.

역사신학자 김홍기(감신대) 총장은 “한국교회가 자기 변혁을 위해 회개운동을 벌여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며 “물량주의 성공주의에서 벗어나 소외 계층을 돌보며 책임감을 느끼는 십자가 신학(신앙)과 경제적 정의(분배) 운동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또 “신앙지상주의(신앙제일주의)에서 탈피, 믿음과 행함이라는 행동주의 신앙을 갖고 예수를 닮아가는 ‘작은 예수운동(성화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한국교회는 현실 도피적 종말신앙에서 현재적 천국 건설 신앙으로, 체제 지향적 공동체에서 통일운동을 선도하는 예언자적 공동체로, 남성 중심에서 남녀가 함께 역사의 주체로, 냉전의 죄악을 속죄하고 서로 용서하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조직신학자 김명용(장신대) 교수는 한국교회 신학과 교회를 보수적 근본주의, 진보적 급진주의(사회참여), 문화적 자유주의, 긍정적 사고와 교회성장주의, 복음적·에큐메니컬적 신학으로 구분하고 어떤 유형의 신학과 교회도 바르다고 규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는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개혁교회 신학정신을 회복하고 개인 우상숭배 사상을 배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성경을 교회의 절대 권위로 삼되 율법주의를 피하고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은총과 함께 고난의 신학, 고난의 길도 가르쳐야 한다”며 “영적인 것과 세상적인 것을 구분하는 이원론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전인적 생명신학’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리신학자 강원돈(한신대) 교수는 교회의 신뢰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교역자의 민주적 리더십과 전문직 윤리를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강 교수는 “교역자들은 거룩함, 사랑, 신뢰성, 이타주의, 신중성 등과 같은 품성과 덕성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교역자 윤리지침과 교역자 직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는 각기 다른 은사를 받은 신도들의 소통을 촉진하고 회중협의체를 구성해 나가야 한다”면서 “당회나 운영위원회 구성에 청년, 여성 등 교회 각계각층의 참여를 보장하고 치리장로 종신제가 아닌 치리장로 임기제 등을 통해 교회의 건강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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